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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8.07. (목)

[범국민캠페인]장부를 바르게 씁시다(1)
-②기장 신고자 200만명 만들기

김무성(金武星) 국회 재경위원장 특별대담-下



대담-徐彩奎 상임논설위원

역사적 배경 감안 범국민적 의식계몽 필요
-장부를 쓰는 습관이 낙후된 데는 역사적인 배경과도 영향이 있다고 보는데요. 가령 일제때의 공출이 세금에 대한 인식을 안좋게 했다든가 하는…. 효과적인 치유를 위해서는 원인을 진단해서 대처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도 없지 않습니다. 당시 일본인들에게 항거하는 수단이 많지 않았죠. 고작 태업을 하거나 공출을 적게 내기 위해 소출을 최대한 줄여서 신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항거를 했는데 이것이 우리의 납세문화에 아직 남아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납세와 장부를 잘 쓰기 위한 국민적 계몽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얼마전 큰 파문을 일으켰던 불법정치자금 문제도 결과적으로 기업에서 회계 부정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아닙니까? 정치를 하는 분들도 많이 각성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합니다. 규제가 있으니 사업하는 사람들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정치권에 선을 대고 그 힘을 빌어 규제를 피하려고 합니다.

제가 청와대 비서관으로 있을 때 YS에게 규제 완화가 아니라 '철폐'를 해야 한다고 강력히 건의한 바 있습니다만 규제가 있으면 규제를 잡고 있는 공무원에게 갖다줄 수밖에 없게 됩니다. '공생관계'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규제를 없애면 결국 불법정치자금도 사라집니다. 더불어 정치인들도 이제 새로운 각오로 정치를 할 때가 됐습니다. 정치인도 앞으로 많이 달라질 겁니다. 달라지지 않으면 안되게 돼 있습니다."

-국회의 행정부 견제기능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행정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재경위의 경우 견제와 감독기능에 충실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개선해나갈 생각이신지.
"저는 국정감사를 폐지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국정감사에서 의원별로 15분동안 질의하도록 돼 있는데 이것은 코메디나 마찬가집니다. 실질적인 검증과 감독이 원천적으로 안되게 돼 있는 겁니다. 국정감사와 국정조사가 같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정조사를 활성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과거에 외국의 좋은 모델을 본 떠 '감사'도 좋고 '조사'도 좋다는 식으로 법을 만들어 놓았는데 이제는 시정이 돼야 한다고 봅니다.

강봉균(姜奉均) 열린우리당 의원(재경위 여당측 간사) 하고도 앞으로 재경위만큼은 국정조사 형식으로 국정감사를 운영하자고 합의한 바 있습니다."

접대비실명제 잘한 일, 가짜장부 안통하게 해야
-국세청은 오래전부터 사업자들이 장부를 정직하게 쓰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세청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법국가적인 관심과, 특히 입법과 행정부 견제·감독기관인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핵심 실무기관인 국세청의 노력이 제일 중요하지요. 특히 납세에 대한 인식을 고양시키고 유도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얼마전 국세청에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은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게 한다던가, 공공장소에서 주차편의를 제공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어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흐지부지된 것 같아요. 과거 제가 사업을 해봐서 아는데 세무서에서 나온다면 덜컥 겁부터 났지요.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많이 달라졌지만 하여튼 세무서는 아직도 국민들에게 인식이 안 좋아요. 세무관서는 공신력을 얻는 일에 그만큼 더 노력해야 합니다. 장부를 잘 쓰도록 하는 일도 원칙만이 통하고 가짜 장부는 통용이 안되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라고 봅니다."

-세무관서의 공신력을 장부 바르게 쓰기와 연결시키셨는데 뼈있는 지적인 것 같습니다. 유사한 사례를 지적해 보신다면….
"다시 강조하지만 국세행정의 공신력은 어느 분야보다 중요합니다. 조사기준이 들쭉날쭉한다던가 하면 누가 국세청의 말을 믿겠습니까. 문제가 생기면 적당히 손쓸 생각을 먼저 하지. 사업자들이 장부를 잘 쓰게 하는 것도 똑같은 이치입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얼마전 이용섭(李庸燮) 국세청장에게 50만원이상 기업접대비실명제를 끝까지 고수할 것을 당부한 적이 있습니다.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이를 반대하는 것으로 아는데 여기저기서 압력을 받다 보니 국세청장도 좀 괴로웠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에 굴하지 않고 접대비실명제를 고수한 것은 아주 잘한 겁니다. 명분있는 일은 그런 소신이 중요합니다. 장부를 바르게 쓰도록 유도해야 하는 행정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여기에 국세청의 끈기있는 노력이 절대적인 요건이 될 겁니다."

-아까 국세행정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느낀 게 있으신지, 아니면 의례적인 덕담인지…. 위원장으로서 공식인터뷰에 없는 걸 있다고 하면 안되는데요(좌중 웃음).
"빈말이 아니구요. 주위에서도 국세청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말들을 많이 합니다. 저 역시 국세청이 예전에 비해 많이 친절해지고, 국민을 편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본사의 '장부를 바르게 씁시다' 캠페인에 적극적인 성원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위원장께서도 앞으로 많은 역할을 해 주셔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 캠페인은 정부가 나서야 할 일인데…. 그래도 국내 최고의 권위와 역사를 가진 전문지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신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국가 발전과 투명한 사회 구현을 위해 이 캠페인이 꼭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저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당장 집사람에게도 가계부를 쓰도록 권하겠습니다.(웃음)"

-감사합니다. 위원장님의 의정활동에도 건승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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