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徐彩奎 상임논설위원
"장부를 바르게 쓰는 것은 투명사회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김무성(金武星) 국회 재경위원장은 본지의 '장부를 바르게 씁시다' 범국민캠페인에 대해 '사회 투명성'과 연결지으며, 그 중요성을 이같이 역설했다. 특히 음성적인 정치자금 공여가 어려워지므로 결국 정치의 선진화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캠페인은 범국가적으로 전개해야 할 일"이라고 전제하면서 "조세계의 최고 역사와 권위를 가진 전문언론사에서 이같은 캠페인을 벌이게 된 데 대해 큰 기대와 함께 심심한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장부 바르게 쓰기 운동' 시의적절, 정부가 나설 일
-종합소득세 신고자 가운데 장부를 쓰는 납세자의 비율은 작년 기준으로 겨우 절반을 왔다갔다 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근거과세의 뿌리인 기장문화가 얼마나 열악한 수준인지를 말해줍니다.
"매우 실망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국세청에서 자영업자의 과표 양성화와 근거과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아직도 우리 세무행정이 나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투명사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사업자들이 자신의 사업내용을 정직하게 기록하는 기초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에 한국세정신문사가 '장부를 바르게 씁시다'라는 캠페인을 벌인 것에 대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모든 사업자들의 기장신고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장부 내용의 진실성도 제고되기를 기대합니다."
-근거과세의 기반이 되는 기장상황이 이렇게 열악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조그만 구멍가게를 하는 분들도 수지타산을 맞춰보기 위해 나름대로 장부를 기재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세무신고때는 그런것들을 무시해 버리지요. 바로 세금이 많이 나올 것을 염려해서가 아니겠습니까? 또 영세사업자들의 경우 기장을 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게 된다는 점도 장부를 쓰는 것을 방해하는 한 요인이라고 하겠습니다.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까 말씀하셨듯이 장부를 바르게 쓰는 일은 투명사회와 깨끗한 정치풍토 조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조건입니다. 그렇다면 정치적으로도 이 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을텐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바가 있다면.
"장부를 정직하게 바로 쓰면 모든 경제적거래가 투명하게 노출될 것입니다. 따라서 뇌물이나 음성적 리베이트, 불법정치자금 등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그렇게 되면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가 실현돼 사회 전반에 걸쳐 효율성이 증진될 것입니다. 또 과세 형평성이 향상돼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장비용의 부담도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금년 3월부터 정치자금법이 개정되긴 했지만 장부를 바르게 쓰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정치 투명성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기에 정치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는 깊이있게 챙기고 개선점을 찾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장부' 유인은 세수타산에 앞서 정책선택의 문제
-장부를 바르게 쓰자는 문제는 오래전부터 그 당위성과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나름대로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결과는 기대에 훨씬 못미치고 있습니다. 보다 합리적이고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보시지 않습니까?
"장부를 바르게 쓰는 문제는 사회의 모든분야를 선진화시키고,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중요한 사회적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세법에서는 성실한 기장을 유도하기 위해 영세 자영사업자가 기장을 하는 경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일정규모이상 사업자가 장부를 쓰지 않았을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는 등의 규제장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자들이 장부를 쓰면 혜택을 보는 부분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하겠습니다. 즉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얘기죠. 이 문제는 혜택을 주면 세금이 얼마가 덜 걷히고 하는 등의 산술적인 차원을 떠나 정책의 선택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한 국회차원의 지원과 검증도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그렇습니다. 앞으로 국회는 세법 심의과정에서 이러한 유인장치가 보다 실효성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데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재경부나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 대한 업무감독때 장부를 바르게 쓰는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특히 부정한 장부의 소산이랄 수 있는 분식회계에 대해서도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 가령 분식회계를 했을 경우 관련회사의 임직원과 회계감사를 맡은 공인회계사도 엄정한 책임이 돌아가도록 하는 등의 증권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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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재경위원장(右)은 "장부를 바르게 쓰는 풍토가 조성되면 음성 정치자금도 사라진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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