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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7. (금)

세무 · 회계 · 관세사

국세청 秘 話실 록⑦명성그룹 세무사찰-〈7〉

金씨 예금사취 중지 못하게 압력

金東謙씨는 조사과정에서 “金澈鎬씨에게 자금을 빌려주고 나서 한달 후인 '79.5월말경 차용해 준 2억원을 반환해 줄 것을 독촉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金澈鎬씨는 이 자금을 반환하지 않고 오히려 `골프장을 인수하게 되면 36홀에 대해 3천6백명으로부터 입회금 명목으로 1인당 2백만원씩만 받아도 72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마련되기 때문에 2억원을 변제받기 위해서는 골프장 인수자금을 추가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金東謙씨는 金澈鎬씨의 이같은 내용이 사실인 것으로 알고 李明律씨를 통해 사채자금을 계속 조성하는 한편, 예금되는 자금을 예전과 같은 방법으로 사취해 2억원을 포함해 총 95억여원을 '79년말까지 金澈鎬씨에게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조성된 자금을 金澈鎬씨는 오성컨트리클럽을 인수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金澈鎬씨는 金東謙씨를 처음으로 알게 된 초창기('79년)에는 지극히 공손하게 행동하고 자금지원을 정중하게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세무사찰팀에 따르면 金澈鎬씨는 예금을 사취한 인출금액이 점차 많아지면서 金東謙씨가 자신에게 빌려준 자금을 반환해 주도록 요구하거나 예금사취 행위를 중지하려 할 때에는 `만약 예금수취 행위가 탄로나면 나는 부정수표단속법 정도에 저촉돼 가벼운 처벌을 받겠지만 너는 공문서 위조 및 배임횡령 등으로 중형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은연중에 위협함으로써 金東謙씨를 궁지에 몰아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법으로 사채자금 사취 인출에 의한 자금지원을 강요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수법으로 사취한 자금조달 규모는 '83.8.6 현재 1천66억원(미인출 95개 계좌 55억8천만원 제외)으로 동원된 사채주의 통장 계좌수는  1천7백30여개에 달했으며  연도별  내역을  보면 '79.4월부터 12월말까지 95억원을, '80년에는 2백49억원, '81년 2백37억원, '82년 2백8억원, '83년 2백7억원 등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자금사취는 '83.8월초 세무조사 기간중 사취사실이 탄로나기 직전까지도 계속됐으며 金澈鎬씨는 이렇게 마련된 사취자금으로 '87년까지 상환토록 되어 있는 관광진흥자금 14억1천3백만원을 '83.8.5 상환해 이른바 `자금동원 능력'을 과시하려 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1천억원이상의 막대한 자금 사취사실이 조기에 밝혀지지 못한 것은 사채자금이 은행예금원장에 예입돼 있지 않아 사채전주가 가진 통장과 은행원장을 대조하지 않으면 발견될 수 없는 등 그 수법이 교묘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계속적인 자금동원으로 이자와 원금지급에 차질이 없었기 때문에 사취자금은 늘어도 그 당시까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거래의 노출을 극히 꺼리는 지하자금인 사채와 전주의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세청은 세무사찰을 통해 金東謙씨에게 자금을 맡긴 전주들의 경우 모두가 고금리 사채이자의 취득을 목적으로 거래를 한 자들로서 ▲은행이자 외에 사채이자 차액을 선이자로 받은 점 ▲사채중개인의 알선을 받아 특정인(金東謙씨)에게 자금을 예탁한 점 ▲불펜수기 통장을 교부받은 점 등으로 미루어 전문적 사채업자들로서 선의의 예금주와는 확연히 구별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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