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유히 시냇물은 흘러가고 비가 많이 와서 폭우가 지면 폭포수가 흘러 농경지에 피해를 주는데, 솔솔부는 바람에도 나뭇잎이 흔들리고 풀잎에 물이 묻어 이슬에도 물방울이 떨어지고 그 물들이 땅에 스며들어 만물을 소생시키고 다시 햇살을 보고 생생하게 활기를 찾고 푸른 잎을 나타낸다.
그러나 나라가 잘 되는 것은 민심에 잘 순응했기 때문이고 못되는 것은 민심을 거역했기 때문이다. 민심의 향방이나 민의의 소재를 몰라 나라일을 그르쳤다면 그는 정녕 바보천치거나 장님 귀머거리일 것이다. 꽃이 피고 풀이 자라며 새들이 지저귀고 벌레가 우는 것, 이 모두가 하늘과 땅사이의 참다운 사이가 아닌가?
공동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는 구성원 상호간의 이해와 협동,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이 필수적이다. 다른 사람의 공로를 밝혀 찬양하고 그의 잘못이나 모자람을 감싸고 북돋아 주며 스스로의 잘못은 철저하게 반성하고 부족함을 보완해 나가는 일에 정진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사회가 평화로워지고 발전할 수 있다. 만약 남의 잘못이나 부족함은 샅샅이 뒤져서 이를 온세상에 알리면서 자기의 잘못이나 부족함은 어물쩍 덮어버린다면 거기에는 반목과 질시만 있고 화합과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천하의 병을 고쳐 나가자! 우리는 바야흐로 새로운 정보가 홍수처럼 밀려드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남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정보에 접한 사람이 항상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留保한다. 이른바 정보라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모르고 있던 사실이나 원리를 일깨워주는 하나의 소식이요 가르침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는 탐색이나 물음을 통하여 이뤄진다.
`아는 길도 물어 가라'는 말도 있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남에게 묻는 일을 어찌 부끄럽게 여기는 것일까?
법을 지키는 사람이 강하면 나라가 강하고 법을 지키는 사람이 약하면 나라가 약해진다. 공자가 제 나라로 가는 도중 어떤 여인이 슬피 울고 있었다. 부하를 시켜 물어보았더니 아버지 남편 아들 모두 범에게 물려 죽었다고 했다. `그러면 왜 이 곳을 떠나지 않느냐'하니 `여기는 정치가 까다롭지 아니해서 머물고 있다'고 답했다. 그래서 공자는 부하에게 “잘 기억해 두어라. 정치는 범보다 무섭다는 것인데 現우리의 정치판은 어떠한가? 국가를 망치고 전부가 도둑놈이고 자기만 산다니 그 여인의 말이 추잡하고 더러운 꼴을 보기 싫다는 뜻인지라. 왜 법을 지어낸 그 사람들이 어기고 있나? 비통하고 너무도 한심한 노릇이다”라고 하였다.
법은 공동체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 필요한 약속이며 지침이다.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의 존엄과 권익을 지켜주는 하나의 보호장치이기도 하다. 법이 없어도 사는 세상은 바로 인간적 양식과 철저한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이상사회이다.
법은 자기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편하자고 만들어진 것이다. 낡고 불편한 법은 時宜에 맞도록 새로 정하거나 고쳐 나가야 살기 좋다. `한마디 거짓말은 보통 사람이 하는 것이고 세가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정치인이다'라는 속담도 있다. 김종필 국무총리는 자기를 구해주기 위해 퇴장하는 국회의원에게 1인당 5백만원씩 감사금을 주고 30년 키운 자식 결혼식축의금은 3만원이상을 제한하고, 도대체 앞뒤가 안 맞아도 너무도 안 맞는다.
오죽하면 정치인은 `교도소 담을 타고 걷는 격'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을까? 한층 정치인들이 한강의 기적을 자찬하고 민주투사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을 때 서민들은 일상에 찌들고 좌절하고 목숨을 끊는다. 그들이 쉼없이 분쟁과 정쟁을 통해 권력의 새 판짜기에 여념이 없을 때 우리는 정치 혹은 정치가가 없는 세상을 꿈꾼다. 결국 그들의 현실 권력앞에 또다시 무릎을 꿇고 만다.
빈궁하고 궁핍한 생활 그 자체가 우리를 좌절시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쉬운 것은 아니지만 가난의 공동체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를 진정으로 분노케하고 좌절시키며 감내하기 힘든 치욕과 모멸감을 주는 것은 항상 국민과 정의를 먹칠하는 한줌 집단들의 끈질긴 존속과 화려한 변신일 것이다. 이 초라한 시대의 초상 앞에 선 우리의 모습은 궁핍하지만 삽상한 계절 가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많은 기업이 도산하면서 실직자가 양산되고 무수한 가정이 도탄에 빠져 끼니도 잇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형사책임만 면하면 될까? 사실 국가·사회적으로 미증유의 문제를 예상하고 대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링컨 대통령이 새 정책을 시행해 비판을 받게 되었을 때 “나는 비내리는 미지의 숲속길을 가는 나그네와 같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나도 모른다. 내 결정에 대하여 비판하는 사람들이여! 천둥을 치거나 번개를 치거나 그대들 마음대로 가능하다면, 천둥보다는 번개를 치도록 하여주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빛이지 소리는 아니다”라고 하였다.
우리 정치인들은
더 깊이 자숙하고 성찰하여
순수하고 고요한 자연들을 쳐다보며
보다 나은 생각을 가질 때다
인간사는 크건 작건 결단의 연속이고 도움이 되는 빛을 비추는 사람보다 비판하는 소리꾼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도층들이 과연 현재 위치에서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하였는가는 깊이 되돌아 보아야 한다. 특히 지도자들은 국제적인 흐름이나 상황의 변화에 어두우면서 최고의 전문가라는 자만심에 빠져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판단을 무시하였던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우리 지도자층이 국제적인 상황에 暗愚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우리는 명예와 돈보다는 節義를, 굴복보다는 죽음을 미덕으로 여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은 한치라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 본 적이 있는지 뜨거운 가슴속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장관이나 민선지사가 어떤 자리인가? 명예만 먹고서도 살 수 있는 자리다. 청렴 근검 후덕해야 하고, 경효 人義가 뛰어나야 한다. 善政과 충성 준법의 덕목을 갖추지 않으면 한시라도 자리할 생각을 말아야 한다. 오른손으로 재물을 긁어 모으고 왼손으로 남을 돕는 척 했다. 윗사람이 이같이 두얼굴을 하고서 `경조금을 적게 받아라', `화환을 받지 말라' 등의 십계명이 어떻게 먹혀들 것인가. 고위직이 썩어 있으면서 하위직의 청렴을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緣木求魚요, 백년하청이다.
지도층의 부패상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知事부부의 불법이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수면밑에 보이지 않는 부패가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고위직의 도덕성 붕괴는 정권의 위기요, 국가의 위기다. 4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나 특별검사제는 과연 어느정도의 가능성과 실효성, 국민이 기대하는 바, 그 향방을 짐작하기 어렵다. 권세는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청탁이 많아진다는 것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요즘 정치를 4류라고 표현한 것은 요즘의 정치상황, 나라꼴에 비추어 볼 때 正鵠을 찌른 것같다.
정치집안의 수준 낮은 놀음도 우리를 답답하게 한다. 정치인이 왜 4류란 비판을 받을까? 그들은 계약을 멋대로 어긴다. 약속은 세상사의 기본이다. 모든 질서가 계약에 의해 유지된다. 투표행위도 유권자와 후보자 사이 맺어지는 일종의 계약이다. 약속파기는 국민을 欺罔하는 행위요, 신의를 저버리는 처사이다.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참된 지도자가 드물다. 역대 대통령을 향해 국민들은 난폭운전자·초보·무면허·음주·졸음·방심운전자로 지칭하며 국정을 잘못 운전했다고 비난한다. 우리 정치인은 개성이 부족하다. 보스중심의 패거리정치에 길들여져 있어 보스의 의견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우리 정치인들은 더 깊이 자숙하고 성찰하여 순수하고 고요한 자연들을 쳐다보며 보다 나은 생각을 가질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