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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7.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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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稅政詩壇] 무덤도 결국은 위장이란다

- 정유복(서울廳)


이식된 모발이 아직은 낯선 토장(土葬)
그 불멸의 욕망으로 봉그스레 솟아올라
죽은 자의 달동네 공동묘지에서
하늘 가까이 다가선 피라미드가 되어
배정 받은 새 삶에 주소와 열쇠를 담고
죽은 자를 대신한 비석으로 직립 하여
해와 어둠과 비의 사열을 받고 있구나.

모든 것을 무력화시킨 자연의 무심함
통곡으로 흐드러진 모래밭 위에
삐죽 내민 땅콩 알이 내 사람 사리가 되고
넘실대는 황톳물에 허연 실핏줄 드리운 채
내 너무 큰복을 구했나?
내 너무 욕심이 많았나?
죽은 자의 그림자가 산 자의 오만함을 무릎 꿇게 만든
흙 냄새에 발정하여 백두대간의 허리 휘감은
그대 이름은 삼바사슴 루사(15호 태풍)여!

살아 있는 자에 대한 무적의 공포
무덤도 결국은 위장(僞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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