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둔하고 속좁은 사람일수록 아집이 강하고 남의 말(충고)에 귀를 막고 반성할 줄을 모른다.
옛 중국의 고사성어에 `刻舟求劍'이라는 말이 있다. 그 유래는 楚나라 어느 무사가 배를 타고 냇를 건너면서 손에 든 칼을 물속에 빠뜨리자 그 뱃전에 자국을 내어 표식을 해두었다. 그리고 얼마후 배가 저편 언덕에 닿자 자국이 난 배 밑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물속 모래밭을 아무리 뒤지고 파헤쳐도 칼은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배가 움직여서 장소가 바뀌었다는 것을 잊고 하는 어리석음.
우리 나라 정부 시책에도 가끔 이런 자갈밭에 벼모를 심는 식의 가당찮은 시책으로 국민이 낭패를 보는 일이 더러 있다.
民心의 흐름과 民度를 헤아리지 않고 실속없는 이론에 얽매여서 시행한 의약분업 정책. 그것을 잘했다고 좋아할 의사도 약사도 많은 것 같지 않고, 돈 더 들고 병든몸을 이끌고 약국을 찾아 헤매는 국민(환자)의 고통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다.
약물 오남용을 막겠다는 그 원대한 理想(?)도 차츰 그 빛을 잃고 어찌보면 `의사선생님들의 심술'로도 보이는 외제 고가약품만을 처방하는 바람에 국산약품이 안 팔려서 우리 제약계가 공전의 불황에 시달린다고도 들린다.
또 한가지 선진국 흉내로도 보이는 신용카드정책의 난맥은 청소년의 타락과 범죄로 이어져서 수많은 자살자와 흉악범을 양산하고 흥청망청 써댄 카드빚 때문에 단돈 백여만원 뺏기 위해서 다섯 사람 20대 젊은 여성을 참살한 비인간적 야수성. 이것들을 모두 여물 써는 작두로 싹뚝 싹뚝 토막내고 싶은데(이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닌 우리 국민 모두의 솔직한 심정일 것임). 그런 악종도 사는 세상에서 사형을 없애자고 우긴 大德君子. 그 얼굴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리고 또 한가지. 갈팡질팡 갈피를 못 잡는 농업정책. 쌀 증산하라고 귀농하라고 농촌으로 내몰린 그 많은 젊은이들이 쌀이 천대받고 따돌려진 요즘. 아무리 사방을 휘돌아 봐도 수지맞는 작목은 없고 무논에 콩이나 옥수수를 심으라지만 품삯도 안 되니 정부의 대파 장려시책도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꼴. 그말 듣고 따르는 농민은 그다지 많을 것 같지 않다.
실질을 떠나 理想만을 쫓는 일은 나라의 상층부가 맑아지고 권력형 부정부패가 없어져서, 그래서 민심이 醇化되고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을때, 그때 가서 하면 국민은 조금은 불만이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기꺼이 따를 것인데 아무래도 지금은 그때가 아닌 것 같다.
〈妄言多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