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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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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까지 스산한 늦가을 벌판에서
- 나는 망나니
시퍼렇게 날이선 키보드로
그들의 목을 빌린다.
날 한번 세우지 않아도
저 놈이 언제나 날카로운건 불가사의한 일이다.

하얀 피를 사각으로 내뿜는
그들의 머리에 생산자 도장을 찍고
선반에 올리면
너무나도 멋진, 슬픈 전리품이 된다.

새벽까지 술취한 가슴에
눈물처럼 흐르던 붉은 피는
이제는 내 몸을 치장하는 화장품일 뿐이다.

동네어귀 장군같은 은행나무를 보고도
이제는 부끄러운 줄 모른다.

-나 교 석 대전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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