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채권단의 추가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고 상장폐지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된 경남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경남기업은 '50년 전통'을 가진 몇 안되는 탄탄한 종합건설사 중 하나다.
경남기업은 1951년 정성원 회장이 대구에 설립한 경남토건(주)으로 출발해 1954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편했다. 1965년 태국에 첫 발을 내딛으면서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해외건설면허 1호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월남, 인도네시아, 중동, 스리랑카, 카메룬 등 해외시장을 토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1980년에는 건설수출 5억불탑, 2년 뒤 1982년에는 10억 불탑을 수상하며 덩치를 키웠다.
1987년 김우중 전(前) 대우그룹 회장이 경남기업 지분을 인수하며 대우 계열사로 편입됐지만 2000년에 분리해 나와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2004년에는 대아건설을 인수하는 등 도급순위도 상위권을 꾸준하게 유지했다.
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1962년 도급한도액 상위 30위권 건설사 중 지금까지 순위를 유지하는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경남기업이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경남 아너스빌'이란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에 매진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이후로는 자체 사업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민간 도급사업에 의존해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정도였다.
MB(이명박)정부가 출범한 2008년, 경남기업은 본격적으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경남기업은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투자형태로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매진했다.
석유공사의 러시아 캄차카 석유탐사 사업, 광물자원공사의 아프리카 암바토비 니켈광산 프로젝트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젠 이남(INAM)광구 석유탐사 등에 투자했다. 우즈베키스탄 지파드노의 금광개발, 미국 멕시코만과 카자흐스탄 카르포브스키의 가스탐사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경남기업의 명운을 갈랐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잇단 실패로 적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경남기업은 지난 2009년 5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에 들어갔지만 2012년 6월 예정된 워크아웃을 1년 이상 앞당기며 2년만에 조기졸업했다. 그 와중에도 베트남 투자사업 중 최대 규모인 '베트남 하노이랜드마크 72사업'을 준공했다.
하지만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2013년에는 3109억원, 지난해에는 18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남기업은 경영악화에 따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자본잠식, 법정관리까지 겹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