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9월3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원윤희 한국조세연구원장<사진>은 재임기간 3년동안 '글로벌 경제위기 탈출 모색'을 위해 숨가쁜 행보를 이어왔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될 시점에 취임한 원윤희 원장은 경제위기 대응 과정 속에서 재정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부자감세'라는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파고를 넘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3일 개최된 '제44회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는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9월 2일로 국책연구기관장의 임기를 마치고, 후학양성을 위해 대학 강단으로 돌아가는 원윤희 조세연구원장을 최근 서울 송파구 소재 조세연구원 9층 사무실에서 만났다.
-아래는 원윤희 조세연구원장과의 일문일답-
□ 내달 2일로 3년 임기가 마감됩니다. 소감은?.
- 그 동안 국책연구원장으로서 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 일정부분 참여하고 나름대로 기여할 수 있었다는 점은 큰 보람이고 또 개인적으로 영광이었습니다.
물론 좀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항상 모든 일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인해 금융위기가 닥칠 무렵에 원장으로 취임을 하셨는데, 퇴임을 앞두고는 미국의 국가채무 쇼크로 인한 재정위기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 이것은 2008년에 시작된 세계의 경제위기가 아직 다 극복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위기극복과정에서 많은 재정을 투입했고 그 여파가 미치는 것이니까요.
우리 재정도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표상으로는 다른 선진국가들에 비해서 훨씬 양호한 것이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균형재정을 강조하신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라고 생각합니다.
□ 기업 투자와 부자의 소비를 늘린다는 명분으로 단행한 법인․소득세 인하 등 감세 조치로 인해 재정건전성이 악화돼 위기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지속적인 감세정책 추진을 주장하셨는데, 현 시점에서도 변함이 없으십니까.
- 감세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이슈가 '부자감세' 등과 같은 지나치게 정치적인 맥락에서 논의되고 있어 문제의 본질이 왜곡되고 있는 점이 상당히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지금까지의 논의들은 다른 측면들은 고정되어 있는 채로 세율이 낮아지면 세수가 그만큼 낮아진다는 전제하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율과 세수는 별개의 정책수단이고 정책목표입니다.
만약 정책목표를 일정한 세수를 확보하는데 둔다면 세율인상 이외에도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많은 정책수단들이 있습니다.
비과세 감면 축소는 물론이고 세무행정의 강화, 탈루소득에 대한 과세강화, 각종 외부효과를 야기하는 행위 등에 대한 과세강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경제활성화 등입니다.
또 세율이 변화되면 이는 세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되는 경제변수들의 가격변화를 통해서 많은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세율을 낮추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도 이러한 가격효과를 통해서 제반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또 높은 세율로 인한 왜곡현상을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정부 정책을 결정할 때는 이러한 세율과 세수와 관련되는 많은 변수들에 대한 고려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80년대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소득세와 법인세 세율은 거의 절반정도 낮추어져 왔지만 GDP 대비 세수비중은 거의 두 배 이상 상승했다는 사실은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당연히 세출을 줄이고 세입을 확보하는 것이지요.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성공한 주요 선진국들의 사례들을 본다면 세출을 줄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세출을 줄이고 구조 조정하는 데는 명확한 왕도는 없습니다.
재정규율을 확립해서 정확하게 지켜가고 엄격한 성과평가 등을 통해서 불필요하고 낭비되는 부분들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입확보를 위해서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세율조정은 물론이고 탈루소득 과세강화, 비과세 감면 축소 등 제반 노력들을 동시에 종합적으로 진행해가야 합니다.
□ 재직시절 가장 보람된 점을 꼽는다면.
-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우리나라가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한국조세연구원이 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 나름대로 기여를 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학교에 돌아가서 그 동안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열심히 강의하고 또 연구 등을 통해서 우리나라 조세 재정 분야 학문발전과 합리적인 정책결정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원윤희 원장 주요프로필
▷1957년 전북 고창 生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 卒 ▷서울대 행정대학원 卒 ▷오하이주립대 정책대학원 卒 ▷오하이주립대 강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원장 ▷지방세 연구소장 ▷한국재정학회 회장 ▷한국조세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