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간 공직사회의 근간을 구성한 공채 위주의 공무원 채용 방식이 내년부터 개방형으로 바뀜에 따라 공직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민간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조직융화 및 구체적인 방법론 등에 대해서는 우려의 의견도 표시했다.
행정안전부가 12일 발표한 '공무원 채용제도 선진화 방안'은 내년 5급 신규 공무원의 30%를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외부 전문가를 선발하고 2015년에는 절반을 외부 전문가로 채우는 방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공직사회는 일단 제도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법무부의 한 공무원은 "장기적으로 '고시 폐인'이 줄어들고 인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며 "분야별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전문가들이 유입됨으로써 조직 경쟁력이 제고되고 내부 경쟁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고시를 통과한 공무원이 젊은 나이에 관리직을 맡으면서 생기는 조직 내 갈등이 완화되면서 조직관리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민간 분야와 정부 조직 간 교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라고 말했다.
통일부의 한 공무원은 "행정고시가 없어지고 충원방식이 다양해지면서 공무원의 전문성도 강화되고 조직의 활기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서 과장 보직을 맡고 있는 고참급 서기관은 "인력충원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능력있고 업무에 적합한 인물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부 전문가가 많이 들어오는 것은 공직사회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기대만큼 조직융화 및 채용절차상 문제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경제부처의 한 과장은 "이론적으로는 옳은 방향이지만 현실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민간 전문가들이 국가에 봉사하는 자세보다 개인의 경력 관리를 위해 잠시 머물다 가거나 단기 성과로 생색을 내려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예상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한 사무관은 "어떻게 보면 공무원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직업인데 서류와 면접만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은 황당하다"며 "필기시험 공채와 민간전문가를 절반씩 뽑아놓으면 조직융화 문제가 불거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서울시청의 한 팀장도 "지금까지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 그룹이 과연 어떤 실적을 거뒀는지 정확한 평가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금까지 외부 전문가 상당수가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떠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지 20년이 넘는 고용노동부 국장급 관리는 "필기시험을 배제한 특채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부처별로 외부 전문가를 뽑는 만큼 부처간 칸막이 현상 심화나 기존 행정고시 출신 관리들과의 갈등 등에 대한 개선점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