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30% 인하 등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 사라짐에 따라 다음달부터 승용차 가격이 최소 20만원 이상 오를 전망이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6월 말로 종료하고 경차 보조금 혜택도 연내 주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노후차량에 대한 70% 세금 감면도 완성차 업체의 구조조정이 미온적이면 9월에 조기 종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재정부 관계자는“최근 실물경제가 일부 호전되고 있는 데다 노후차량에 대한 세제 지원까지 이뤄지는 상황이어서 내수 부양을 위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장하지 않기로 관계부처간 의견조율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승용차 세제지원의 조기종료는 파격적인 지원에도 정작 완성차 업체들은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던 점도 크게 작용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올 6월 말까지 구입하는 승용차에 한해 개별소비세를 30% 인하했고, 이로 인해 국산 소형차는 20만~30만원, 중형차는 30만~50만원 정도의 가격인하 효과가 생겼다.
또한 지난달 1일부터 정부의 노후차 세금 감면 조치가 지난 시행되고 차 구입 대기수요가 해소되면서 5월 1일부터 20일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전체 판매량은 7만9천550여대로 지난 4월 5만1천930여대에 비해 53% 늘어났다.
특히 현대차는 이 기간 4만2천790여대를 팔아 지난달보다 66% 증가했으며, 기아차도 2만3천170여대로 41%증가,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6천790여대로 전달 대비 증가율이 97%에 달했으며,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GM대우와 쌍용차도 4천870여대, 1천650여대를 판매, 각각 5%, 21% 증가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승용차 업체들의 자구책은 아직 미약한 편이다.
현재 쌍용차는 지난달 전체 인력의 36%인 2천700명의 감원 계획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했으나 쌍용자동차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고 현대·기아차그룹 15개 개열사 노조가 구조조정 방지를 위한 연대 투쟁 성명을 발표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어 구조조정의 성과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속적인 세제 지원은 정부의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쌍용차 사태처럼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갈등보다는 노사간에 합의를 통해 일자리 나누기와 조직 효율화를 통해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처럼 노사 관계 개선과 구조조정의 진척이 없다면 연말까지 예정된 노후차 세제지원을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조기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노후차량에 세제 지원은 자동차 업계의 자구책을 전제로 시행된 제도다. 지금은 노후차량 교체 세제 감면을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돼 종료 여부를 언급하기 힘들다”면서 “자동차 내수 판매가 늘면서 오히려 업계의 자구책이 퇴보하는 분위기를 보이는 만큼 9월까지 지켜본 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올해 세입 감소로 대규모 재정 적자가 불가피한 만큼 한시적 세제를 연장하지 않고 추가 세제 지원 또한 최대한 줄인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이에 따라 정부는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작년 12월 19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개소세를 한시적으로 30% 인하했지만 추가 연장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는 6월 말로 개소세 인하가 끝나면 차량 판매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노후차 세금 감면 조치가 시행되고 있으며 효과 또한 크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지난 3월 노후차를 신차로 교체할 때 세제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밝힌 경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경차의 경우에는 원래부터 취.등록세가 면제되고 있기 때문에 연내 도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에 따라 지난달 국회에서 김광림 의원(한나라당)이 경차에 대해 대당 100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안을 발의했으나 심도있게 논의되지 못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4월 연말까지 노후차량 교체 때 세금의 70%를 감면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에 대한 종합평가를 정기국회 전까지 실시, 세제 지원의 조기 종료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