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동창회 총무’같은 역할이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국세청의 역할’에 대해 “국세청은 국가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세금의 형태로 거두는 기관이며, 이른바 ‘동창회 총무’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내부회의를 통해 간부들에게 강조하곤 한다.
국세청장의 이같은 강론은 ‘세금은 일종의 빼앗기는 것’이라는 납세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세금을 선순환적 기능으로 접목시키기 위한 의지에서다.
즉 ‘당당한 국세청’의 이미지를 바로 세우고 무엇보다 ‘멋있는 신사’ 처럼 1만8천여 국세공무원과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내재되어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사실 ‘잘 운영되는 모임&동창회’는 회비납부실적을 살펴보면 대충 알 수 있을 정도로 회비가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국가존립도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이 필요하며, 이를 ‘회비성격의 세금’으로 걷어 들이고 있다.
모임이나 동창회에서는 정기적으로 내는 일반회비外에 특별회비(감사·기쁨·대박(?) 등의 이유로)를 흔쾌히 내는 경우도 있다.
국가에서도 특별회비가 발생하고 있는데 ‘나눔의 미덕’이라할 수 있는 종합부동산세등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물론 모임에서 규정한 조그마한 약속(불참·지각 등)이나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일종의 벌금을 내라고 강제받기도 하듯이 국가도 약속 불이행시 이를 강제하기 위한 수단을 법으로 정해 놓고 있다.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친구모임’ ‘동아리모임’ ‘동창회’ ‘골프회원’ 등 각종 회는 저마다의 형식과 최소한의 규범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국가라는 보다 큰 틀 속에서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 속에 빠지기 일쑤여서 국민개납(皆納)의 중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조용한 세무행정의 운용이야말로 ‘국세청의 덕목’으로 삼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역할(동창회 총무)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세정·세제당국은 납세자들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거위털을 뽑을 때 어떻게 하면 소리 안 나게 뽑을까? 하는 조용하고 은밀한 세정을 하나의 미덕으로 삼아왔지만, 이제 각종 시스템이 개선되어 변화했다.
그러나 국민개납에 대한 의지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측면도 있는 만큼 좋은 변화를 위한 납세홍보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