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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0 (금)

경제/기업

등기부 이름 한글자 틀리는 바람에 땅 1400 평 잃을뻔

이름이 등기부에 잘못 오르는 바람에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했던 70대 노인이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권리를 되찾았다.

 

9일 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전북 전주에서 농사를 짓는 최동석(70)씨는 전주 완산구 땅 두 곳 4천700여㎡(약 1천400평)를 1948년부터 소유했다.

 

최씨는 1948년 농지개혁 때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에 따라 국가에서 분배받은 이 땅의 대금을 1959년 모두 갚고 마침내 1960년 12월과 이듬해 1월 소유권 이전등기를 했다.

 

그런데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해 법률 지식을 잘 모르는 최씨가 면사무소를 퇴직한 지인에게 등기를 부탁한 것이 화근이었다.

 

등기를 도와준 사람이 무슨 꿍꿍이가 있었는지 최씨의 마지막 이름 석(錫)자를 식(植)자로 틀리게 적어 내는 바람에 등기부에 본명인 '최동석'이 아닌 '최동식'으로 오른 것.

 

최씨는 어엿한 땅 주인인데도 등기부에 다른 이름이 오르는 바람에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없고, 땅을 자녀에게 넘기거나 상속할 수도 없는 답답한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1960년 소유권 이전 등기 직전에 '최동석'이라는 이름의 등기가 중복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당시 행정 절차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일어난 행정 착오였다.

 

최씨는 등기부상 이름이 틀려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면서도, 토지대장에는 정확한 주민번호가 나와있어 '최동식' 이름으로 수십년 간 재산세를 꼬박꼬박 내야해 더욱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씨는 이런 사정을 설명하며 재산권을 되찾아달라고 법률구조공단에 부탁했다. 공단은 등기부에 잘못 실린 이름 '최동식'이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인물이어서 소유권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고, 결국 등기명의인 표시 경정등기 신청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경정 등기'란 등기 절차가 잘못돼 등기와 실체 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 이를 바로 잡는 절차.

 

최씨는 법원 등기소에 작년 7월 등기의 이름을 바로잡겠다며 등기명의인 표시 경정등기 신청을 냈으나 각하됐다. 상속인이 아니면 경정등기를 신청하는 사람과 등기부에 올라 있는 사람이 같아야 되는데 이름 한 글자가 틀려 어쩔 수 없었다.

 

법률구조공단 전주지부와 최씨는 최씨의 주민번호가 적힌 1970년대 토지대장과, 상환증서 등 관련 서류를 샅샅이 뒤지고, 문제의 땅이 있는 지역 주변에 '최동식'이라는 이름을 지닌 이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결국 전주지법은 올해 1월 등기명의인 표시 경정등기 신청에 따른 등기를 실행하라는 결정을 했고, 최씨는 이름 한 글자 때문에 묶여있던 재산권을 되찾게 됐다.(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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