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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6.12. (수)

내국세

역대급 세수 펑크에…국·관세청, 마른 수건 쥐어짜나?

국·관세청, 체납 세금 정리 강화…경계선 모호한 생계형 체납자 '압박감'

올해 세무조사 역대급 최저치 1만3천600건…조사 강도 세져 '힘들다' 절로 나와

 

6년째 이어지는 세무검증 배제 조치…코로나 상황 풀리면서 정상화 수순

국세청, 주요 세금신고 전에 사전안내문 발송…납세자·세무대리인 "엄청난 부담"

홍기용 인천대 교수 "마른 수건 쥐어짠다는 불만 없도록 신중한 세무행정"

 

 

정부가 역대급 세수 결손 사태에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 중인 가운데, 국세청과 관세청 양대 징수기관을 향해서는 강도 높은 체납 해소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올해 착수하는 세무조사 전체 건수를 역대 최저치인 1만3천600건으로 설정한 반면, 이미 배정된 세무조사에서는 한층 강화된 행정력을 투입하는 등 세무조사를 받는 납세자 입장에선 ‘힘들다는 목소리가 절로 나온다’는 업계의 전문이다.

 

여기에 더해 제2의 세무조사로 지칭되는 ‘사후검증(신고내용확인)’의 경우 영세자영업자 및 매출급감 차상위 자영업자는 제외하겠다는 국세청의 올초 발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사후검증 수준 또한 코로나 이전 단계로 정상화될 전망이다.

 

결국 고금리·고물가·고유가 등 3고 시대에 맞닥뜨린 사업자들만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경제계의 암울한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가 올해 편성한 총국세 예산안은 400조5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국세청 소관은 388조1천억원이며, 관세는 10조7천억원, 농특세 등 1조7천억원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4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국세수입은 13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조9천억원 감소했다.

 

세수 진도율은 33.5%로 작년보다 8.9% 떨어지고 최근 5년 평균치와 비교해도 4.3% 낮다.

 

세수 비중이 큰 세목별로는 법인세가 1년 전보다 무려 15조8천억원 감소한 35조6천억원 걷혔으며, 소득세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조9천억원 감소한 35조7천억원, 부가세는 3조8천억원이 줄어든 35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역대 최대 세수 결손사태가 예견된 것으로,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집계와 7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가 남아 있기는 하나, 세수 효자 종목인 법인세가 이미 한풀 꺾인 만큼 기획재정부에선 세수결손을 사실상 인정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세수결손 규모를 얼마만큼 줄이느냐가 관건으로, 걷을 수 있음에도 징수하지 못하고 있는 체납 세금에 눈길이 옮겨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체납세액 관리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국세청과 관세청 등 양대 징수기관으로부터 체납세액 관리계획을 보고받은 데 이어 양 기관에 체납세액 징수를 위한 특단의 노력을 당부했다.

 

고액·상습체납자 및 체납세액이 증가할수록 공평 세부담과 성실납세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기재부는 이날 회의에서 ‘재정운용 측면에서도 세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 소관 누계 체납액은 최초 집계한 2021년말 99조9천억원에서 지난해말 102조5천억원으로, 관세청은 2020년 1조1천억원에서 지난해 1조9천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양대 세수입기관 모두 누계 체납액이 갈수록 늘고 있다.

 

추 부총리는 특히 “체납 근절에 앞장선 일선 세무·관세 공무원들에게 기관 차원의 격려·보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마른 수건도 한번 더 짜는 심정으로 체납세금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주문했다.

 

국세청은 이날 체납 축소 대책으로 단기·일시 체납자에 대한 모바일 납부독려 대상을 기존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현행 7개 지방국세청내 19개 체납추적팀과 별개로 19개 세무서에 체납추적전담반을 추가로 편성할 것임을 보고했다.

 

또한 지난달 23일에는 고액·상습체납자 557명에 대한 재산추적조사에 착수했음을 발표하는 등 강도 높은 체납정리에 나서고 있다.

 

관세청은 서울·부산세관에 총 4개팀으로 구성된 ‘125 추적팀’을 중심으로 체납자의 가택수색과 금융자산 조사 등 은닉재산 추적을 강화하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7개월간 ‘체납액 일제정리’를 상시운영할 것임을 추 경제부총리에게 보고했다.

 

역대급 세수결손 사태가 예견되자 미처 걷지 못하고 있는 체납세금에 대해 강도 높은 징수활동이 본격화되는 상황이나, 자칫 영세자영업자 등 생계형 체납자에게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추 경제부총리는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탄력적으로 집행할 것”을 주문했으며, 국세청 또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 대해서는 압류·매각의 유예 등 적극적인 세정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체납 세금에 대한 강도 높은 징수활동이 이어질수록 경계가 모호한 생계형 체납자의 징수 압박은 피할 수 없는 노릇으로, 세수결손이 가져온 영세사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제2의 세무조사로 불리는 사후(세무)검증 또한 코로나19 상황이 풀리면서 서서히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초 국세청은 일정 기준을 만족하는 영세자영업자 및 매출 급감 차상위 자영업자에 대해 ‘신고내용확인 및 조사선정 제외’ 조치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올해로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자영업자 사후검증 및 세무조사 선정 제외 조치는 지난 2018년 8월 하반기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첫 도입돼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생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201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신고내용면제 등 세무검증을 배제해왔다. 

 

이후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이례적인 감염병 확산사태로 불가피하게 연장됐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피해가 사회 곳곳으로 번진 탓에 영세자영업자는 물론 매출액이 급감한 차상위 자영업자에 대해서도 동일한 사후검증 배제조치가 내려졌다.

 

올해 들어 코로나 상황이 한풀 꺾였으나, 고금리·고물가·고유가 등 3고 시대를 맞아 영세자영업자와 전년 대비 20% 매출이 급감한 차상위 자영업자에 대한 사후검증 및 조사선정 제외 조치를 연장했다.

 

6년째 이어지는 사후검증 배제조치가 언제까지 연장될 지는 단정할 수 없으나, 경제상황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는 지금의 세수결손 사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결국 조사선정 제외 및 사후검증 배제 조치가 서서히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것임을 조세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사후검증이 강화될수록 세무전문가의 조력을 받기 힘든 영세자영업자 및 매출 급감 사업자들은 경기악화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상태에서 세무고충마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세청이 주요 세금신고기간 중 제공하는 ‘맞춤형 신고도움자료’에 대해서도 납세자나 세무대리인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국세청이 올해 빅데이터와 현장정보, 타 기관이 보유한 자료 등에 대한 수집 및 분석을 통해 납세자에게 신고 이전에 제공한 사전안내 대상자는 법인세 31만명, 소득세 111만명, 부가세 236만명에 이른다. 

 

국세청은 성실납세를 유인하고 납세자의 신고 오류를 방지한다는데 초점을 두고 있지만, 납세자와 세무대리인 입장에선 사전안내자료가 워낙 정밀하게 제시돼 있어 신고과정에서 엄청난 부담감을 호소한다.

 

특히 신고기간이 종료된 이후 사전안내자료와 간격이 큰 신고내용에 대해서는 정밀한 사후검증은 물론 세액 차이가 크면 조사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는 국세청의 엄포에 ‘주눅마저 든다’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체납 정리와 사후검증·세무조사는 국세청 본연의 업무”라면서도, “지금과 같은 역대급 세수결손 상황에선 정상적인 세무행정을 펼치더라도 취약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에게는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는 불만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세무행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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