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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2.08.15. (월)

세무 · 회계 · 관세사

국세청과 플랫폼 사이 '진퇴양난'…고민 깊은 세무대리인

국세청이 올해 처음 시행하는 소득세 직접 환급이 세무대리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달 말 ‘2021년 귀속 종합소득세 확정 신고납부 사항’을 안내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플랫폼노동자 등 인적용역소득자 227만명에게 소득세 환급금을 직접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급대상은 배달라이더, 학원강사, 대리운전기사, 개인 간병인, 목욕관리사 등 서비스업 종사자로, 이들에게 돌려 줄 환급금 추정액은 약 5천500억원에 이른다.

 

환급신청 방식도 매우 간편하다. 국세청이 이들에게 별도의 안내문을 보내주고, 대상자들이 환급계좌를 등록하면 내달 말까지 환급금이 지급된다.

 

세무대리계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민간 환급대행 플랫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급기야 이 문제가 국세청의 ‘직접 환급’ 방식으로 귀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세청이)미리채움⋅모두채움 등 신고서 자동작성을 해주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자동환급까지 다 해주느냐”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여기에는 세무대리계의 높은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세무대리의 근간인 신고와 환급업무의 자동화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돼 세무대리인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소득세 환급 행정은 각 지방국세청의 신고관리에서 더욱 구체화됐다.

 

임성빈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지난 11일 성동세무서 종소세 신고현장 방문에서 “환급대상인 인적용역소득자가 몰라서 환급받지 못하거나 세무대리 수수료를 지급하고 환급받은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환급을 안내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김재철 중부지방국세청장도 최근 용인⋅동수원⋅동안양세무서 종소세 신고현장 방문에서 적극적인 환급 안내를 주문했다. 김 청장은 플랫폼노동자 등 인적용역소득자가 환급금을 몰라 환급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납세자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해 줄 것을 당부했다.

 

환급 안내를 적극적으로 하라는 취지이지만 세무대리인과 플랫폼사업자에게 민감한 '수수료'까지 언급한 것도 이례적인 부분이다.

 

특히 이번 국세청의 직접 환급은 신고와 환급 업무가 더이상 세무대리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세청과 민간 플랫폼까지 확대된 것을 일반 납세자들에게 널리 인식시켰다는 점에서 앞으로 세무서비스 수요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간 세무대리인들은 국세청의 신고행정이 납세자들의 '간편한 신고'에 방점을 두고 있어 문제 제기할 명분이 마땅치 않았다. 또한 환급 대행은 자신들의 수익에 별 도움이 안 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국세청이 신고 자동화를 넘어 환급 자동화로 나아가고 있고, 민간 플랫폼은 환급 대행에서 신고 대행으로 확장하려 하자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김완일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달 한 언론기고에서 “국세청이 납세자에게 직접 환급세액을 돌려주는 서비스 등을 확대한다면 세정협력자인 세무사의 역할이 축소됨에 따라 오히려 납세자의 권익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탁 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도 이달초 본지 인터뷰에서 “민간 플랫폼 사업자들의 세무업무 침범 사례에 이어 국세청이 이번에는 배달라이더 등 227만명에게 5천500억원의 환급세액을 직접 돌려준다고 발표했다”며 “단순한 환급 수준으로 그동안 세무사들이 제공할 수 있었던 일정량의 서비스 제공과 수수료 수입도 함께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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