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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1.03.09. (화)

경제/기업

"대세는 ESG 경영"…로펌·회계법인, 전담조직 만들고 컨설팅 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주요 화두다.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소비자·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외 기업들은 매 분기 이사회에서 관련 주제를 다루는 등 ESG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회계·법률 컨설팅 업계도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기업공시제도 개선 간담회를 열고 코스피 상장사의 ESG 공시 단계적 의무화 계획을 발표했다. E·S(환경·사회) 정보를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거래소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2030년까지 공시 의무를 모든 상장사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G(지배구조) 정보를 담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공시가 의무화됐다. 이 역시 오는 2026년부터 전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달 삼일회계법인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ESG를 이사회 정기 안건으로 다룬 미국 기업은 전년 대비 11%p 증가한 45%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공공 책임의 중요성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그린뉴딜, 탄소중립 정책이 발표되면서 국내 선도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ESG 전략을 수립하는 추세다.

 

ESG 경영이 주류화되면 회계·감사 실무자들은 비재무 정보에 대한 더 높은 차원의 검증 업무를 요구받는다.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한 대응계획, 개선 노력 등을 다루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로펌업계도 리스크 관리를 위해 ESG 요소를 선제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회계·법률법인 등이 ESG 전담 팀을 신설하며 조직 변화를 꾀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서 처음 ESG 전담 팀을 신설한 회계법인은 삼정KPMG다. 일찌감치 지난 2008년부터 ESG 종합 컨설팅을 제공하며 400여건의 인증과 6천여개 기업 사례를 쌓아왔다. 현재 삼정KPMG ESG 전담 팀은 이동석 전무와 김정남 상무를 필두로 ESG 관련 벤치마킹, 경영전략 수립, 신상품 도출, 성과관리, 채권·보고서 인증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삼일회계법인도 지난해부터 국내에 ESG 플랫폼이라는 전담 조직을 운영한다. 강찬영 파트너가 이끌며 윤규섭·권미엽·이중현·박대준 파트너로 구성된 팀이다. 특히 삼일회계법인 ESG 플랫폼은 ESG 경영을 위한 이사회의 역할로 전략·리스크·내부통제·공시 측면의 관리를 주문하는 등 실무자를 위한 연구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리스크자문본부 산하에 지속가능전략팀을 두고 있다. 지난 2017년 구성된 지속가능전략팀은 기업의 책임경영에 대한 ESG 자문 서비스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11월 환경재단, 지속가능발전소 등과 ESG 기준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해당 협약에서 각 사는 “ESG 포럼과 ESG 리더십 과정을 운영해 한국형 ‘그린 얼라이언스’를 구축하겠다”고 예고했다.

 

EY한영은 자체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해 눈에 띈다. 글로벌 법인 EY가 지난해 세계 30개 기업의 ‘지속가능성 임원(CSO)’으로 구성된 S30(Sustainability 30) 협의체 발족에 참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S30은 최근 환경판 마그나 카르타인 ‘테라 카르타(지구 헌장)’을 주창한 영국의 찰스 왕세자를 필두로 세계 ESG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는 플랫폼이다.

 

아울러 EY는 다보스포럼(WEF)의 비재무정보 공시, ESG 측정지표 등의 개발 및 표준화 작업에도 참여한다. 아울러 올해는 업계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 액션 플랜을 발표해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로펌업계도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해 12월 ESG 그룹을 출범시켰다. 국내 인권과 노동분야 전문가로 알려진 박상훈 대표변호사가 그룹장을 맡고, 실무는 김원일·한상구·이광욱·이근우·조준우 변호사, 신승국·박성욱·이소연 미국변호사 등이 담당한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해 12월 환경·지배구조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ESG 연구소를 설립했다.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출신인 이민호 고문이 초대 연구소장을 맡는다. 이달 2일에는 환경, 안전, 보건,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등에 대해 종합 컨설팅을 지원하는 ERM 코리아와 ESG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다음날 ‘글로벌 기업의 ESG 대응 사례 및 법적 쟁점’을 주제로 열린 웨비나는 사전 참가신청에 1천700여명이 몰려 이목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ESG 경영에 대해 선제적·종합적 접근을 강조한다. 삼정KPMG ESG 전담팀을 이끄는 이동석 전무는 최근 유튜브 강의를 통해 “ESG는 기업 재무제표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중장기 기업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지표”라고 설명했다.

 

윤희웅 율촌 대표변호사는 “ESG 평가 대응 전담부서를 마련하는 수준의 소극적 대응을 넘어 전사적 리스크 관리와 비즈니스 전략 수립에 ESG가 통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만우 고려대 명예교수는 삼정KPMG가 최근 발간한 ‘감사위원회 저널 17호’에 기고해 “비재무 요소 중심인 ESG도 실증 감사절차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감사위원회가 ▶ESG 보고서의 지표 기준과 데이터 집계 방법에 대한 국제적 기준 기반의 조사 ▶ESG 활동과 기업의 위험관리 연계 ▶평가절차의 적정성 ▶국내외 관련 규제 준수 여부 등을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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