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2020.07.08 (수)

"세금, 조세정의에 부합하게 과세…정부지출도 합리적으로 집행돼야"

●제54회 납세자의 날 특집 인터뷰-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
올 1월 11대 회장에 선임…오는 5월 납세자방송 개국 등 활발한 활동 예고

"세율인상만으로 세수증가 한계…기업살리기 등 세원 늘리는데 방점 둬야"
"일부 납세자에 편중된 세금제도는 국가발전 저해…세원은 넓게 세율은 낮게"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지난 1월17일 (사)한국납세자연합회 제11대 회장에 선임됐다.

 

홍기용 신임 회장은 한국세무학회장, 한국감사인연합회장, 한국복지경영학회장, 전국국공립대학교 경영대학장협의회장, 인천대 경영대학장∙경영대학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조세·회계·감사분야에 있어 학계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제6대와 7대 회장을 역임한데 이어, 이번 11대 회장에 선임됨에 따라 한국납세자연합회장 3번 중임이라는 진귀한 기록도 세웠다.

 

그는 “연합회가 그간 추진해 온 납세자포럼, 납세인 발행, 납세자권익상 시상의 내실화를 더욱 다지는 한편, 오는 5월에는 납세자방송TV를 신설해 납세자 목소리를 국회와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등 납세자 권익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향후 납세자연합회의 주력사업으로 쌍방향 미디어를 통한 대외소통에 더욱 전력해 나갈 것을 예고했다.

 

이어 “모든 국민은 납세자이고, 납세자 권익은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 권리로, 세금이 조세정의에 부합하게 과세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정부지출도 합리적·효율적으로 집행돼야 한다”고 예산지출에 대한 중요성을 환기했다.

 

올해로 54회차를 맞은 납세자의 날을 맞아 납세자를 대표하는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합회의 향후 사업방향을 묻는 한편, 지금의 조세제도와 관련한 의견을 물었다.<편집자 주>

 

-지난 1월17일 제11대 (사)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에 선임됐습니다. 6대와 7대 회장에 이어 3번째 연임입니다. 축하드리며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올해 들어 본회 전임 회장님들이 한국정부회계학회 및 한국세무학회의 학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이번에 이러한 사정들로 인해 예정에 없이, 회원들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 다시 한번 회장으로 봉사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한국납세자연합회가 조세정의에 부합한 세금과 합리적 정부지출이 제대로 이뤄져 납세자의 권익이 증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납세자 및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후원을 기대합니다.”

 

-조세학계와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는 한국납세자연합회가 익히 알려져 있으나, 일반 국민들에게도 한국납세자연합회를 소개하자면.

“사단법인 조세정의를 위한 한국납세자연합회는 1999년에 국내 최초로 설립됐고, 국내 유일의 사단법인격을 갖고 있는 납세자단체입니다. 우리나라의 5천만 국민은 모두 납세자라는 면에서 본회의 회원가입 대상은 전국민이 되는 가장 유력한 시민사회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회 정관에 설립목적으로 ‘납세자의 정당한 권익을 옹호함과 아울러 건전한 납세풍토의 조성과 조세정의의 실현을 통해 올바른 민주시민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그동안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면이 있으나 납세자 권익 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 지난 6대와 7대 회장 재직 당시 한국납세자연합회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다시 11대 회장에 선임됐는데, 향후 연합회에서 추진할 주력 사업분야는 무엇입니까?

“우리 연합회는 납세자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청취하고 정부에 건의하기 위해 ‘납세자포럼’을 개최해 왔습니다. 납세자 권익의 쟁점이 되는 사안을 집중 토의했습니다. 또한 ‘납세인’이라는 정기간행물을 본회의 활동은 물론이고 전문가 및 납세자의 중요한 의견들을 담아 발행했습니다. 매년마다 납세자 권익의 증진을 위해 헌신한 각계(입법, 세제, 세정, 세무대리, 학술, 언론, 사업자)의 훌륭한 분들에게는 ‘납세자권익상’을 수여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의 동적 네트워크가 필요한 시대라는 점을 감안해 ‘납세자방송TV’를 개국해 운영할 예정입니다. 100여개의 전문가코너를 비롯해 학계 및 실무계의 현안을 연결하고, 각종 인터뷰도 할 수 있는 방송플랫폼을 구성할 것입니다. 공평하고 조세정의에 부합하는 세입도 중요하지만, 낭비 없고 합리적인 세출도 균형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정부가 복지재정을 지향하며 대규모 팽창예산을 편성 중인 가운데, 올해 세수입 목표는 전체 예산의 60% 가까운 292조원입니다. 경기에 대한 산물이 결국 세수이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달성 여부가 불투명하고 결국 전체 납세자의 부담 또한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예산편성권이 있고, 국회는 예산승인권이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예산을 큰 폭으로 늘려 편성했습니다. 예산이 2018년에 432조원이었으나, 2019년에는 475조원, 2020년에는 512조원으로 매우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습니다. 납세자의 세금부담이 경제성장율의 추이보다 몇 배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세수는 세율을 올린다고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세원, 즉 소득·소비·재산 등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국가경제를 살려 세원을 늘리는데 역점을 둬야 합니다. 과도한 세금은 인간의 자유를 위축시켜 창의성과 능력 발휘를 제한하기 때문에, 민간 주도의 자유경제를 어렵게 하여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세수 확보를 위해서는 세율을 올리기 보다는, 기업살리기 등 국가의 성장동력을 키울 수 있는 역량을 증진하는데 더욱 역점을 둬야 합니다.

 

세입에 버금가게 중요한 것은 정부지출의 낭비 혹은 불합리한 요소를 없애는 것입니다. 소득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 하고,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정부지출이 있어야 합니다. 정부지출은 많은 납세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운영이 필요합니다.”

 

심판불복제기 크게 증가는 세금행정 불만 커졌다는 것

자영사업자 생계형이 대부분…세금우대정책 필요

 

-납세자의 의무가 세금납부라면, 부당한 세금부과에 대한 불복권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근래 들어 조세심판원이 한해 처리해야 할 조세불복 사건이 연간 1만건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약 3배의 경제규모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일본에 비해 현격히 높은 이같은 심판불복 제기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국민의 조세심판 청구건수는 크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2016년 6천3건에서 2018년에는 9천83건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이는 국민, 즉 납세자의 입장에서 정부의 세금행정에 대해 불만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부는 과세권자로서 세금을 부과·징수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마음가짐입니다. 정부는 각종 세금을 부과·징수함에 있어서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공평하고 조세정의에 부합하게 집행함으로써 납세자의 권익을 존중해야 합니다. 자기 정권 때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면 세입과 세출구조에 부작용이 생깁니다.”

 

-법인과 자영사업자로 경제주체를 크게 나누면, 현행 조세제도의 경우 법인에 대한 다양한 세제혜택이 부여되는 반면 자영사업자의 경우 징수기관의 단발적인 세정지원책에 기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자영사업자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경제의 주체이자 납세자인 자영사업자에 지금의 과세표준, 적절할까요?

“현대의 조세는 글로벌기준과 글로벌 추이에 부합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세율을 내리고 있는데, 역으로 올리는 것은 국제경쟁력에서 매우 위험합니다. 법인세는 국제거래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국제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세제의 운영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개인사업자는 생계형이 대부분입니다. 법인사업자와 다른 차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개인사업자는 거의 완전경쟁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비용상승요인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약화를 갖게 됩니다. 조세정책의 측면도 중요하지만, 노동정책 및 금융정책 등 각종 규제도 대폭 완화하는 등 개인사업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고용을 많이 하는 개인사업자에게는 세금을 크게 우대하는 조세정책이 필요합니다.

 

-징수기관에 재직했던 공직자들이 퇴임 후 전문자격사로 활동하며 많이 느끼는 점 가운데 하나로, ‘세법대로 하면 사업하기가 힘들겠다’는 점을 꼽습니다. 과거 세원 포착이 어려웠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세원양성화가 상당부분 이뤄졌음을 과세기관도 인정하고 있기에 세율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최근 들어 세금이 잘 징수돼 세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율 등 조세정책에 기인했다기 보다는 각종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세원투명성이 제고된데 기인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법인사업자에 비해 개인사업자들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됐습니다.

 

현재의 개인사업자에 대한 과세표준의 구간과 세율체계는 세원 포착이 쉽게 되는 세정환경이 정착되기 이전에 설정된 것입니다. 그동안 경제성장이 크게 증가해 매출규모도 늘어난 것도 있지만, 정보통신 발달로 인한 세원투명성 제고가 크게 기여한 바가 있습니다. 이 점에서 사업자 등이 과도하게 세금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여러 배려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창출과 국가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납세자의 날 관료 중심 행사…대통령 직접 참석해 감사인사 필요해

납세자 세금부담 경제성장율 보다 크게 증가…국가 경쟁력 약화 우려

 

- 올해 3월3일 제54회 납세자의 날을 맞았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기재부가 주관하는 납세자의 날 행사가 축소됐으며, 국·관세청 등 징수기관에서 주최하는 행사 또한 취소 또는 축소됐습니다. 올해는 논외로 치더라도 그간 납세자의 날 행사에 과세권자의 대표자인 대통령 치사가 드물었는데요.

“매년 3월3일은 ‘납세자의 날’입니다만, 대통령이 참석해 감사인사를 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주로 장관이 참석해 왔습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1970년대의 ‘조세의 날’에 박정희 대통령이 몇 번 참석한 기록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대통령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납세자를 대표하는 납세자단체도 초청하지 않고, 관료 중심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납세자의 세금을 통해 운영됩니다. 가정이든 국가든 급여를 벌어 갖고 오거나, 세금을 내는 사람들에게는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국가의 과세권자를 대표하는 사람은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은 ‘납세자의 날’에 참석해 납세자에게 직접 감사인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세제도의 입안과 과세관청의 징수활동, 불복기구의 납세자구제활동에 대한 그간의 총론과 함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국가는 납세자가 낸 세금으로 운영되고, 국민은 국가의 주권자입니다. 국민은 공평하고 조세정의에 부합하게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합니다. 특정계층에 치우치는 세금제도는 국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근로소득세는 2018년에 근로자 1천800만명 중 41%, 법인세는 총신고 법인 74만개 중 48%가 면세자입니다. 한편 2018년에 근로소득세 신고대상 1800만명 중 10%가 근로소득 결정세액 중 75%이고, 신고법인 74만개 중 0.4%인 2958개가 법인세 부담세액 중 78%를 내고 있습니다.

 

일부 납세자에 너무 편중된 세금제도는 궁극적으로 저소득층에게 조세전가돼 국가발전의 저해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세금을 너무 올리게 되면 인간의 자유를 위축시켜 민간 주도의 자유경제를 어렵게 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세수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세원을 넓게 하고, 세율을 낮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