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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4.22. (월)

세무 · 회계 · 관세사

[세무인재 양성 산실을 가다①-강남대]"세무만큼은 국내 최고로 키운다"

“놀 생각 하면 안 돼요.”

 

방학을 잊은 대학이 있다. 여름, 겨울마다 집중학습공동체 프로그램으로 자율학습이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고시반에 등록하면 매일 학교에 나가 아침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공부하는 강행군을 이어간다. 대신 학생들이 학부 4년 과정을 마치면 졸업 후의 진로는 확실히 보장된다. 교수들이 직접 학생들의 트랙별 학습과정을 코칭하며 미래를 착실히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의 이야기다.

 

세무·회계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는 우수한 교육 역량을 바탕으로 강소대학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세무에 특화된 차별화된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높은 공인회계사·세무사 시험 합격률을 자랑하는 것이 눈에 띈다. 기초학력평가시험 실시, 집중학습프로그램·자체고시반 운영 등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선순환 체제를 구축했다. 그 결과 강남대 경제세무학과는 매년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1991년 세무정보학과로 출발한 강남대 경제세무학과는 1992년 세무학과로 명칭을 변경한 데 이어 경영학부 세무전공, 부동산세무학부, 세무학과 등 학제 개편을 거쳐 지난 2017년부터 경제세무학과로 운영되고 있다.

 

단독 세무학과로 운영하던 2009년부터는 성과가 크게 올랐다. 주간 정원 43명 중 평균 10명대의 세무사·회계사시험 합격자가 나오기 시작해, 최근 7~8년새 평균 13~14명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세무학과의 세무사·회계사시험 합격자는 세무사 4명, 공인회계사 3명, AICPA 1명 등 총 8명. 2017년(13명)과 2018년(14명)의 세무사시험 합격자를 포함해 강남대 경제세무학과는 창설 이후 현재까지 총 125명(학과 자체취합)의 세무사, 회계사를 배출했다.  


CTA·CPA시험에 응시하지 않는 졸업생들도 상당수 학생들이 상장회사 혹은 코스닥 등록 법인, 은행 등 금융권이나 토지신탁, 가스안전공사 등 공기업 계열에 취업해 사회에 진출한다. ‘취업의 질’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욱 크다. 졸업생들이 안정적인 직장 또는 전공에 적합한 직장에 취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괄목할 만한 성과 덕에 경제세무학과는 강남대 대표 강소학과로 대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제는 고등학교에서도 학교 분위기를 인지하고 앞다퉈 진학한다고. 입학하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도 올라갔다. 2019학번은 정시모집에서 합격생 평균 수능 등급이 2등급 초반을 기록해 강남대 개교 이래 등급컷 1위를 놓친 적이 없던 특수교육과를 처음으로 제쳤다.

 

올해 경제세무학과의 입학정원(정원내)은 74명(주간)·56명(야간). 경쟁률은 수시 4.35:1(주간·학생부종합-학생부전형), 정시 4.28:1(주간·나군 일반학생 전형)이다. 

 

이같은 경쟁의 원동력은 세무에 전면 특화된 학과 커리큘럼에서 찾아볼  수 있다. 1·2학년 때의 철저한 기초 교육과정 운영과 3·4학년 때의 응용·심화학습을 통해 조세 전문인을 양성하는 것이 교과 목표다.

 

이에 더해 회계학, 재경관리사 등 ‘집중학습 프로그램’을 방학마다 운영하고, 경제학과 세무학에 대해 매달 '기초학력평가시험'을 실시한다. 특히 세무사·회계사시험을 집중 대비하는 자체 고시반의 경우, 아침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졸업 요건도 녹록치 않다. '졸업어학검정제도'를 통해 학년별로 어학점수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취업이나 세무사·회계사 1차시험에 통과한 경우가 아니라면 재경관리사에 준하는 자격증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다.

 

□경제세무학과 교과과정-세무학

 

 

실제로 고시반이 위치한 후생관 3층을 찾아가 보니, 방학 중에도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공부에 매진하고 있었다. “세무사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공부하던 세무학과 학생들은 미래의 후배들에게 “놀 생각으로 오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그래도 열심히만 하면 배워갈 게 많을 것”이라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교내 다른 과에 비해서도 경제세무학과가 학구열도 높고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라고.

 

교수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다. 이처럼 교육과정을 철저히 운영하기 위해서는 방학 출근은 물론이고, 물심양면으로 들어가는 품이 많다. 고시반 지원 학생과의 수시 면담은 기본 1~2시간. 3·4학년이 되면 특히 면담이 잦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학습 계획을 직접 작성토록 한 후 학생들의 진로목표, 역량개발활동 등을 모니터링하고 성적과 어학 능력, 성격 등 종합적인 면을 고려해 개인별·단계별 개발을 상담(코칭)함으로써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다.

 

 

경제세무학과 유호림 학과장은 "세무 만큼은 국내 최고 대학으로 키우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6일 강남대 인문사회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유 교수는 올해 2학기를 기점으로 ‘4+1 학석통합과정’을 운영하고 국제조세분야를 특화하는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교수진의 열정이 인상적이다. 단합이 잘 되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세무 만큼은 국내 최고 대학으로 키우자는데 한 마음이다. 모든 교수들이 학과에 대한 애정이 깊다. 교수진이 십시일반으로 사비를 들여 매년 천만원씩 모아 교내 장학금과 별도로 공부할 의지가 있는 학생들을 지원해 준다. 이에 더해 대학원 석좌교수직에 있는 장태평 교수는 매년 경제세무학과 지정장학금으로 천만원을 기부한다. 작년에는 고시반의 낡은 책상과 의자 등 시설을 교체하는 작업을 했는데, 이 때도 투입된 예산 2천500만원 중 대부분을 장태평 교수가 지원했다.

 

명예교수진이 실제로 강의를 진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대우교수진에 있으면서도 28년째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권성수 교수, 회계학연습·세무회계연습 등 어려운 강의를 도맡아 가르친 지 10년이 돼가는 김철기 교수 등 교수진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전임교수인 성용운 교수는 수시로 학생들을 도와주고, 작년에 새로 부임한 두서영 교수는 학교 앞으로 이사 오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들었다. 일본, 프랑스,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유학한 교수들이 포진해 있다. 또 세무회계에 특화돼 법, 경제, 경영, 회계 등 연관 분야를 골고루 강의한다. “

 

-경제세무학과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다면.

“조세분야를 확실히 커버하는 전공 커리큘럼. 대학 학부과정에서부터 ‘국제조세’와 ‘지방세법’까지 개설해 가르치고 있다. 세법을 충분히 학습할 기회가 있는 학생과 시험만 대비한 학생은 실무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시험이든 취업이든 경쟁력 하나는 월등하다.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일을 습득하는 속도나 응용력이 남다르다는 평이 들려온다.

 

올해 2학기를 기점으로 운영될 ‘4+1 학석통합과정’도 큰 장점이 될 것이다. 학사와 석사를 연계해 4학년 2학기부터 석사 과목을 들을 수 있게 하는 과정이다. 1월에 운영 여부가 확정돼 이달 중으로 구체적인 안을 짜고 있다. 세무사.회계사시험 1차 합격, 토익, 학점, 필수이수과목 등 자격요건을 엄격히 해 2017학번을 대상으로 올 2학기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5명 정원으로 시작해 최대 10명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

 

-경제세무학과에서 바라는 인재상은?

“성실함. 세무사.회계사시험을 준비하는 데는 최소 3년을 공부에 전념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그리고 영어 실력이 갖춰지면 좋겠다.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세무사가 많지 않다.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학생들을 위해 장기적으로 추진 중인 계획이 있다면.

“세무사·회계사시험 합격생 수가 100명이 넘어가면서 본부에서도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실적이 향상됐다는 통계를 내세워 본부에 꾸준히 ‘단독 편제를 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지난달 통과된 학석통합과정이 첫 단추라고 본다. 단독학과로 운영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마음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더라. 2021년부터는 정경학부의 세무학전공과 경제금융전공으로 전공을 나눠 운영할 예정이다. 학부 모집 예정 정원은 200명. 세무대학은 학·석사 통합, 세무대학원은 박사 과정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최종 목표다.

 

또 하나의 비전은 국제조세를 특화하는 것이다. 학석연계가 활성화되면 ‘세무영어’ 등 전문 과목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재학 중에 시험에 합격한 학생들에게는 영미권으로 교환학생을 꼭 다녀오도록 권하고 있다. 과목도 지정해 준다. '한국 세법을 영어로 강의할 수 있을 만큼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만21세에 세무사시험에 합격해 캐나다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현대기아자동차그룹 국제조세팀에 들어간 김다혜 세무사의 사례가 좋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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