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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4.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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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못 밝힌 '간호조무사 프로포폴 26병' 유출경로

간호조무사가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프로포폴 26병의 유출 경로를 끝내 밝히지 못하고 사건을 종결짓기로 했다.

과다 투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의료용 마약류가 경찰 수사로도 파악하지 못할 만큼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1월 광주 모 아파트에서 프로포폴 과다 투약으로 숨진 간호조무사 A(40·여)씨 사건을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 1월4일 오후 1시5분께 숨진 채 발견된 A씨의 집에서는 프로포폴 41병(각 20㎖)이 발견됐다.

이 중 15병은 A씨가 자신이 일하던 종합병원에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검진센터 내시경실 금고와 마약류 대장의 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A씨가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바꾸는 방법으로 빼돌렸다.

경찰은 그러나 나머지 26병의 프로포폴은 유출 경로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가 근무했던 병원의 마약류 관리대장(2014년 1월~2015년 10월)의 사용기록과 재고량 등을 조사했지만 15병 외에 유출된 프로포폴은 없었다.

A씨의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분석하고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지만 프로포폴 유출과 관련된 단서는 없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에서도 공범이 개입했을만한 지문 기록 등은 나오지 않았다.

프로포폴을 만든 제약회사와 납품받아 공급하는 도·소매업체, 병·의원 등까지 수사를 확대했다. 유통기한이 같은, 2014~2015년 사이 생산돼 전국의 도·소매업체와 병·의원으로 납품된 프로포폴 수만개의 유통 기록을 추적했지만 유출 경위는 끝내 파악하지 못했다.

의료용 마약류가 어디에서 어떻게 유출됐는지, 두 달 넘게 진행된 경찰 수사로도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병에 적혀진 제조번호와 유효기간이 동일하기 때문에 프로포폴의 도난 경위 등을 적발하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프로포폴에 일련번호를 찍어 만든다고 들었지만 지난해까지 생산·유통된 프로포폴이 도난 당하거나 유출될 경우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군·구 보건소 등 보건당국은 병·의원과 제약회사 등을 상대로 의료용 마약류의 납품·사용 내역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로포폴은 수면 마취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이지만, 불안감을 해소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환각을 일으켜 2011년부터 의료용 마약으로 분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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