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도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사이토 히토시가 세상을 떠났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들은 사이토가 20일 오전 2시56분 오사카 시내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향년 54세.
13년 전부터 담관암으로 투병해 온 사이토는 지난해 여름 흉막염이 발병하면서 병세가 악화됐다.
1961년 태어난 사이토는 1980년대 중량급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사이토는 1983년 모스크바세계선수권과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사이토는 올림픽에서도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1984년 LA올림픽과 1988년 서울올림픽 95㎏ 이상급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서울올림픽 준결승전에서는 현 대한유도회 조용철 전무를 꺾었다. 조 전무는 사이토의 벽을 넘지 못하고 두 대회 연속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사이토는 선수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을 이끌었다. 이후에는 전일본유도연맹 강화위원장으로 후임 양성에 애썼다.
사이토의 사망 소식에 일본 유도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현역 시절 사이토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전일본유도연맹 야마시타 야스히로 부회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나서 "(사이토가) 웃는 얼굴로 안심하고 볼 수 있는 그런 유도계를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이토의 지도를 받았던 고쿠시칸대학 시노하라 신이치 교수는 "사이토 선생님에게 엄청난 신세를 졌다. 엄격한 지도도 있었지만 연습이 끝나면 부드러운 선생님이셨다"면서 "갑작스런 부고 소식을 믿지 못하겠다. 아직 일본 유도계를 이끌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