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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4.05.03. (금)

경제/기업

부산 남구청, 구민혈세로 만든 홍보책자 출판 논란

부산 남구청이 최근 자체 예산으로 발간한 ‘내고장 부산 남구 그 시간의 숨과 결을 느끼다’라는 책이 일부 남구청 주민들의 항의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유는 국가기록문서로 분류되는 이 책자에 현 이종철 구청장의 작고한 부친을 부산 남구를 빛낸 인물들보다 크게 부각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총 8단락으로 구성돼 있고, 600여 페이지에 남구청 자체예산으로 2천부를 제작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책자 내용 중 염전과 관련된 이 구청장의 작고한 부친 고 이규정에 관련한 기술이다.

 

남구지역주민들은 이 책에서 故 이규정이 염전개발과는 큰 연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염전개발의 선두주자인 것처럼 잘못 기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375쪽에는 ‘해방 후 3개 정도가 남은 염전을 사들인 사람으로는 이규정, 왕병영, 박두상 등이다’라고 기술되어 있으며, ‘해방 후에 이규정, 박두상 등 한국인들이 염전을 인수하여’라고 기술됐다.

 

남구에 사는 A씨(73)는 “나도 남구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염전개발의 공로가 있는 박두상 씨는 잘 알지만 이규정 씨는 잘 모른다”며 “(책의 내용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용호동 염전의 개척자로 알려진 故 박두상씨의 자녀들은 “많은 부분에서 선친(박두상)의 이야기를 마치 자기 아버지가 한 것처럼 가장하여 기술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용호동 주민들의 명예를 걸고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남구 주민들의 주장에 의하면 책의 8번째 단락인 ‘남구를 빛낸 인물’라는 항목은 더욱 납득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개된 첫 번째 인물은 역사적인 인물인 명장 최영 장군으로 제사를 모시는 장면과 함께 조그만 영정 사진으로 단촐하게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등장하는 김옥계, 박천추는 임진왜란 때의 순국선열이다.

 

문제는 그 다음에 등장하는 故 이규정으로 남구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역사적 중요 인물도 아닌 사람이 주요인물 순위에 4번째에 등장하고 큰 비중(지면 387쪽~390쪽, 4페이지)으로 지면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려시대의 명장 최영장군이 경우 2쪽이 할애되고, 다른 역사적인 인물도 관련 사진이 없거나 많아야 3쪽의 기술로 끝났지만 故 이규정 씨는 큰 사진과 상대적으로 많은 지면을 할애돼 일부 남구주민들은 형평에 어긋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1970~80년대 초 부산경제의 거목이었던 동명목재의 설립자 故 강석진 씨에 대해서는 반 페이지 정도만 서술한 것과 대조된다. 기타 등장하는 정태성 등 남구 관내 유명인사들 15명은 한 페이지 내외의 작은 분량으로 기술되거나 사진도 작게 편집돼 형평이 어긋났다는 주장이다.

 

특히 남구 주민들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현 남구청장의 부친인 故 이규정이라는 인물이 남구를 빛낸 인물로 선정됐다는 자체가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장실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청장실로 항의가 들어온 것은 없다”며 “집필자와 홍보계에서 주관한 일이라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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