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드라마가 부활한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황금 거탑'이 농촌의 현실을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으로 풀어낸다.
군대를 소재로 삼은 시트콤 '푸른거탑'의 민진기 PD가 연출하고, '일밤'의 정인환 작가와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플란다스의 개' 등의 봉준호 사단 조감독 출신 조승희 작가가 극본을 쓴다.
민 PD는 17일 서울 청담 시네시티 CGV에서 "처음 이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내 철학은 다른 드라마에서 하지 않은 소재로 '푸른거탑' 식의 코미디와 이야기로 풀어가겠다는 것이었다. 전작 '푸른거탑'을 만들 때도 군대를 소재로 한 매체나 드라마가 없었다. 농촌도 '전원일기' 이후 침체기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귀농이라는 사회적 화두가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30대 회사원, 중장년층 할 것 없이 귀농에 관심이 있다. 농촌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생각들, 행동에서 나오는 이야기, 익히 봐오지 못했던 먹거리 등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촌 현실도 사실적으로 다룬다. "농촌은 고향, 향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시는 곳, 추억이 많은 장소라는 이미지가 있다. 살아보고 싶고 힐링할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도 있다. 아름다운 경치를 담아내기 위해 강원도 평창에서 촬영 중"이라면서 "공기 좋고 물 좋고 편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천재지변, 배추파동, 위장귀농 등 농촌공동체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 아버지, 조부모 등이 겪은 이야기라 '푸른거탑'처럼 공감대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
'푸른거탑'의 극본을 쓴 김기호 작가와는 소재 면에서 경쟁한다. 김 작가는 10월 첫 방송되는 SBS TV 주말드라마 '모던 파머'에서 밴드 멤버들이 귀농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풀어낸다. 민 PD는 "김 작가와 한 번도 농촌에 대해 상의한 적이 없다.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차별화될 것 같다"고 답했다. 오히려 "비슷한 시점에 농촌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반겼다.
'푸른거탑'에 출연한 최종훈(35), 이용주(32), 김호창(30), 김재우(35), 정진욱(31), 백봉기(34), 황제성(32)이 다시 나온다.
민 PD는 "이 드라마를 기획했을 때 '푸른거탑' 식구들만큼 농촌에 어울리는 사람이 없었다. 세트 없이 현장촬영으로 진행된다. 진정성을 표현해내기에 덥기도 하고 춥기도 할 텐데 이 배우들이 잘 견뎌낼 것 같다"고 신뢰했다. "재미와 연기력을 검증한 후 캐스팅했다. 수준 있는 연기를 펼칠 거라 생각한다."
최종훈은 소를 길러 내다 판 돈으로 가족의 뒷바라지를 해온 두메산골 평창군 방림면 거탑마을의 토박이 노총각 '최종훈'을 연기한다. "전작 '군대'는 노동이지만 농촌은 생업, 먹을 것을 책임지는 일이다. 군대와 농촌의 고생은 색깔이 다르다. 재미있게 봐주고 관심을 두는 것도 좋지만 현재 농가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초에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용주는 아버지가 거탑 마을에 남긴 땅을 담보로 국가가 지원하는 농촌 정착금을 받으려는 위장 귀농인으로 등장한다. 김호창은 고시공부에 실패하고 귀농한 학구파 농업인을 맡았다. 김재우는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는 '욱'하는 성격의 마을 청년회장, 정진욱은 김재우의 논밭을 빌려 농사짓는 소작농으로 활약한다. 백봉기는 돈 관계에 확실한 마을 슈퍼 주인, 황제성은 중앙정부 입성을 꿈꾸는 거탑마을 농촌 지도원이다.
구잘(29), 배슬기(28), 한은서(20), 샘 오취리(23), 이수정(27)이 가세한다.
2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