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하위직 공무원'으로 통칭되던 6급 이하 공무원에 대한 명칭이 '실무직 공무원'으로 전환되고, 공무원 신분증도 계급명칭이 아닌 일과 업무 중심으로 새롭게 바뀐다.
행정안전부는 15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무원 호칭제도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관습적으로 쓰고 있던 '하위직 공무원'이라는 명칭은 신분 중심적이고 권위적이어서 공직 내․외간의 소통을 방해하고 사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기존의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공직사회가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열린 행정으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하위직 공무원'이란 명칭을 시대상황에 맞게 새로운 용어로 바꾸는 것이 필요해 이번에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위직 공무원'이라는 용어는 현재 공직사회에서 법령상 근거가 둔 것은 아니지만, 보통 5급 이상을 '관리직' 호칭하는데 반해, 6급이하를 '하위직'으로 통칭하고 있다.
행안부는 또한, 현재 6급이하 공무원들의 '주사', '서기' 등 계급별 호칭도 '주무관', '조사관' 등의 대외직명으로 바꿔서 직원 간 호칭하도록 하고 대외직명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 기관에 대해서는 대외직명 사용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반 국민들이 대외직명만 들어도 공무원의 담당직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담당자들의 자긍심도 고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외직명의 활용범위도 확대해 각종 문서와 명함은 물론, 신분증에도 '계약직', '기능직', '주사' 등 계급과 신분 중심의 명칭 대신에 '교수', '담당관', '국세조사관', '근로감독관' 등 일과 업무중심의 대외직명으로 표기할 수 있도록 '공무원증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맹형규 장관은 "호칭개선은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 공직사회의 소통을 원활히 하려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편의를 증진시켜 질 좋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이번 호칭개선은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이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지속적인 홍보와 관련제도 정비를 통해 새로운 호칭문화가 공직 내외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부처에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한 8급 공무원은 "전에는 공문이나 홈페이지 등에 직급이 표시돼 나 스스로 위축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직급이 아닌 주무관, 담당관 등의 직책중심의 대외직명으로 바뀌면 그런 일이 없어질 것 같다"면서 "'하위직 공무원'을 '실무직 공무원'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 역시 공직 내․외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행안부가 지난 4월25일부터 5월7일까지 '하위직' 명칭공모 결과, 공모에 참여한 139개 기관 및 중앙․지방공무원 1천801명 중 53%인 945명이 실무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기타가 548명(30%)이었으며, 주무직 162명(9%), 행정직 65명(4%), 담당직 59명(3%), 책임직 22명(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