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비한 선거 폭력이 자행되고 있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지지자들이 여성들을 강제로 데려다 성노예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7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장기 집권중인 로버트 무가베가 이끄는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이 3월 29일 대선투표에서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의 모간 창기라이에 패한 직후 전국에 세운 900개의 지휘캠프에 속한 지지자들이 젊은 여성들을 데려다 성노예로 삼는 야만적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것.
무가베에 투표하지 않으면 테러를 가할 수 있도록 조직된 이 캠프에서 일하는 이들은 28년전 해방전쟁때 등장했던 '동지'로 불리고 있으며, 퇴역군인이거나 청년 당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 '동지'는 방화와 납치, 폭행, 야당 지도자들을 불구로 만들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물론 여성들을 강제로 데려와 취사와 청소를 하게 하면서 수시로 성폭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사실은 한 지휘캠프에서 성노예로 전락한 올해 21세의 아시아투라는 여성을 타임스가 인터뷰하면서 밝혀졌다.
여러 여성 포로들 가운데 하나라고 밝힌 아시아투는 "어머니가 야당 지지자라는 이유로 약 10주일전 야간에 납치됐다"면서 "이후 지금까지 매일 캠프에 동원돼 음식을 요리해 제공하고 청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날마다 성폭행당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아시아투는 "6월 27일의 결선투표에 기대를 걸었지만 선거가 끝나고도 풀려날 징후는 보이지 않는 등 희망은 사라졌다"며 "나는 여전히 캠프에서 하루 평균 4~5명으로부터 낮이건 밤이건 언제든 그들이 원할 때마다 성폭행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치않는 임신과 에이즈 감염의 공포에 치를 떨고 있는 그녀는 이곳에 붙잡혀오기 전에 야채를 팔아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으나 캠프에 붙잡혀 있느라 가족을 돌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으며, "달아나면 어머니를 죽이겠다"는 협박에 도주할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익명의 한 지휘캠프 책임자는 "무가베는 일선 지휘캠프가 앞으로도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고 여당의 일부 책임자는 지휘캠프가 증설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청년당원들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은 없다고 밝혀 양민들을 상대로 한 약탈과 여성의 성노예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연합뉴스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