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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회장 朴容晟)는 25일 ‘선진국기업의 이사회 운영실태와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미국의 경우 회사경영의 식견과 경험이 풍부한 전현직 CEO들이 사외이사의 80%를 차지하면서 이사회의 정책결정기능이 활발한데 반해 우리의 경우 이 비중이 31.7%에 그쳐 이사회의 고유기능인 정책결정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서 우리 기업의 이사회는 예전에는 사업실적과 경영전략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결정하는데 초점을 두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되면서 현재는 내부거래위원회(삼성전자), 투명경영위원회(SK) 등 견제와 감시기능 위주로 운영되는 경향이 많다고 밝혔다.
또 기업에 따라서는 사외이사제도를 법률상 의무라는 소극적 측면에서만 받아들인 채 이사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상의 보고서는 가족기업의 후계자들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사회 관련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독일 BMW사의 경우 42%의 지분을 가진 퀀트(Quandt)가문은 경영이사회 대신 감독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경영감시 및 자문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증권거래법상 지분율이 10% 이상인 주주는 사외이사자격을 제한하고 있어 대주주가 대표이사 자리를 포기하고 경영감시 및 조언자로서의 역할만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역할기대는 준법감시인이나 감사가 해야 할 일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사회는 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이며, 그 고유기능은 회사의 성장발전에 중요한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것이라는 점이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