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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하고 이상적 분권 모델로 발전시키는 내용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구상안’을 확정, 국정브리핑지를 통해서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구상안’은 앞으로 당정협의를 거친 후, 총리실에 설치되는 전담 추진기구를 통해 세부추진계획이 확정된다. 정부는 올해 안에 ‘제주특별자치도 특례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범정부차원에서 추진할 계획이다.
기본구상안에 따르면 우선 제주도는 고도의 자치권을 이양받아 선도적인 지방분권을 시행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 특례에 관한 특별법’에 규제완화 조치가 필요한 법률을 명시하고, 지정된 법률은 제주도가 조례로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할 수 있도록 자치입법권을 강화한다. 또 제주도가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법률의 개정이나 폐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관계부처에 법률안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는 입법권이 없어 관련부처에 건의만 할 수 있었으며, 해당 부처가 이를 입법할 의무도 없었다.
조세, 교육, 경찰 등 중앙정부가 관할하던 행정도 대폭 이양한다. 제주지역에서 징수되는 세 수입은 전액 제주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되, 현재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수준에서 줄어들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다른 지역보다 먼저 교육자치와 지방경찰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조직권과 인사권도 보장한다. 중앙정부와 법률의 통제를 받아왔던 모든 기구의 정원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으며, 외국인 채용에도 특례를 인정한다. 이와 함께 스위스 등에서 운영중인 재정주민투표제, 주민발안투표제처럼 주민참여의 길도 넓힌다.
산업분야는 '친환경적 동북아 중심도시'의 개념에 따라 관광·교육·의료 등 3대 핵심사업을 집중 육성한다. 관광은 국제회의 및 스포츠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체험형 종합관광·휴양지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조성한다. 교육은 국제적 교육환경 조성에 필요한 선택권을 최대한 부여해서 교육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유학생을 유치하고,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우리나라의 학생도 제주도로 유도한다는 목표다. 의료산업육성을 위해 선진 의료제도를 적용 고소득 노인층을 겨냥한 실버타운이나 세계적인 전문병원을 유치한다. 정부는 줄기세포 치료병원과 연구소도 제주에 건립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제주도는 사람·상품·자본의 이동을 자유롭게 해서 기업 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되는 ‘이상적인 자유시장경제 모델’로 구축된다. 금지한 것 이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모든 규제를 전환하고, 법제·관행·문화 등 각종 제도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며, 조세감면 범위와 무비자 입국을 확대하고, 영어가 자유롭게 통용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한다. 장기적으로 ‘비자, 세금, 규제 없는 영어 통용 지역’(No Visa, Duty Free, Zero Regulation, With English)을 지향해서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이상적인 국제자유지역으로 만든다는 것이 정부의 청사진이다.
윤성식 정부혁신위원회 위원장은 "제주도를 '테스트 베드'로 이상적인 분권도시를 만들겠다"며, "제주에는 다른 특별도시보다 과감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