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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6.23. (월)

경제/기업

'3박5일 중국 관광세일즈' 박원순 손에 쥔 성적표는?

메르스로 인해 침체된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해 중국 주요도시를 찾아 관광세일즈에 나섰던 박원순 시장이 현지시간으로 5일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광저우-상하이-베이징으로 이어지는 이번 관광세일즈는 3박5일이라는 체류기기간에서 알 수 있듯이 새벽부터 자정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채워졌다.

최대 영상 35도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 서울시 대표단은 상하이 상공의 난기류로 비행기가 연착하자 베이징 일정을 맞추기 위해 예정에 없던 5시간의 기차여행을 해야하는 등 악전고투를 벌였다.

박 시장의 이번 방중은 정부의 사실상의 메르스 종식선언에 발맞춰 이뤄졌다.

박 시장은 6월 초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선언과 함께 정부에 앞서 메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달여 동안 한반도를 휩쓴 메르스가 수그러들자 이번에는 선제적으로 경제살리기 행보에 나선 것이다.

박 시장은 메르스 공포로 인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요커들의 발걸음을 한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주력했다.

박 시장은 주요도시 수장들과 잇따라 만나 중국관광객의 한국방문을 위한 지원을 요구하는 한편, 중국인이 좋아하는 빨간색 바지를 차려입고 한류스타들과 광저우, 베이징 번화가에서 춤을 추고 냉커피를 배달했다.

하루 2억명이 접속하는 최대 온라인 뉴스포털 인민망을 통해서는 네티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메르스로부터 안전한 서울을 알렸다.

당적이 다른 원희룡 제주도지사와는 중국 여행사를 찾아다니며 공동 관광세일즈를 펼치는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박 시장이 받아든 성적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내년 6월 1만5000명 규모의 중국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의 서울 방문을 확정했고, 중국의 글로벌 IT서비스 기업 '아이소프트스톤'과 100억원 규모의 서울 투자협약을 유치했다.

계산기로는 두드릴 수 없지만 이번까지 3번의 방중을 통해 중국 정계 고위 관계자들과의 '꽌시(關系)'를 공고히 한 것도 소득이다.

박 시장은 베이징시장, 상하이시장, 국토자원부 장관 등 연이어 만나 서울관광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

특히 베이징 왕푸징루 '서울의 날 행사'는 베이징시 당국의 적극적인 협력이 없었다면 성사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항일 전승 70주년을 맞아 텐안문 인근 왕푸징루 등 공공장소에서 다른 나라의 행사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박 시장과 꾸준한 교류로 친분을 쌓은 왕안순 베이징시장은 특별지시로 베이징-서울시 공동주최로 서울의 날 행사를 성사시키는 등 꽌시의 힘을 보여줬다.

본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최근 미국 방문길에 나섰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의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박 시장은 동행 취재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가파른 중국의 성장세에 경각심을 드러내는 국내 일각의 시선에 대해 "서울이나 대한민국이 중국의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리가 만리를 가는데 날아갈 순 없다. 말 궁뎅이에 딱 붙어서 가면 간다"며 "중국이라는 국가를 우리가 잘 활용하는 방법은 중국이라는 말 궁둥이에 딱 달라붙어 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는 대 미, 대 중 외교관계에 대해 광해군, 인조시대를 다룬 드라마 '화정'을 언급했다.

박 시장은 "광해군은 말하자면 새로 일어나는 청을 잘 다뤄야하고, 명은 이미 사라지는 왕조고 그래야 조선의 안위에 도움된다고 했다"며 "하지만 인조반정이 일어나서 결국 명에 대한 사대명분을 내세워 명에 기울었다가 결국 남한산성까지 쫓겨나고 결국 인조의 삼전도 굴욕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현대사에서도 19세기 조선은 열강들 속에서 대응을 못해서 결국 일본의 식민지가 된 불행한 상황이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정말 균형 잡힌 시각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미국 우선의 외교를 강조한데 반해 미국이나 중국 어느쪽에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외교를 강조해 실용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박 시장은 방중 마지막 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서 협력해주신다는 분들이 많다"며 "빠른 시간 안에 메르스로 인한 피해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아가 "서울시의 목표는 2018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2000만명 유치하는 건데 이 숫자를 조금 늘려도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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