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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2.06.26. (일)

[기고]부자(父子)간에 주택을 무상으로 거주한 데 대하여 증여세를 내야 할까?

김면규 세무사

 

이 글은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기초하여 증여세 부과의 합법성 내지는 타당성을 논의하고 검증해 보려는 의도에서 피력한 것이다.

 

1. 과세사실의 개요

 

납세자는 거주주택을 소유하지 못하여 부친의 소유주택을 무상으로 빌려서 5년 이상 거주하였다.

 

이 사실에 대하여 처분청은 특수관계에 있는 부자간에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당해 재산에 대하여 법률이 정한 임대료 상당액 (즉 5년 간의 부동산 사용이익)을 증여로 추정하여 이를 과세가액으로 한 산출세액을 고지하기에 이르렀다.

 

2. 처분의 위법성

 

소득세법과 상속세및증여세법 (이하 상증세법이라 함) 간에 二律背反(이율배반)적인 모순을 지니고 있다.

 

1) 상증세 부과의 근거 법규

상증세법 제4조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을 예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바 그 제1항 제4호에는 제37조에 규정한 “부동산 무상사용에 따른 증여의제”를 포함하고 있어서 과세대상이 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나, 법 제4조의2제3항 (증여세 납부의무)을 보면 수증자에게 “소득세가 부과되는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이 경우 “소득세가 비과세되거나 감면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하였다. 즉 소득세가 비과세 되거나 감면되는 경우에도 마치 부과된 것과 같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2) 소득세 부과의 근거 법규

소득세법 제41조의 부당행위계산에 관한 규정 중 동 법 시행령 제98조제1항제2호에 위임된 규정으로서 “특수관계인에게 재산을 무상 또는 저가로 제공한 경우에는 그 재산의 임대료 상당액을 임대소득으로 보아 소득세를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그러나 예외적으로 “특수관계인 중 직계 존비속에게 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였다. 즉 이 경우에는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3) 증여세와 소득세 부과의 연결에 의한 법률관계

위의 두 규정을 연결하여 살펴보면 소득세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소득세를 과세하되 주택에 한하여 직계 존비속 간에는 과세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증여세법에서는 원칙적으로 증여세를 과세하되 소득세를 부과한 경우에는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소득세와 증여세 중 먼저 부과하는 세목이 과세대상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과세관청은 두 가지 세목을 선택적으로 과세할 수도 있다는 결론에 이르는 바 이는 마치 俗說(속설)을 빌려 표현한다면 “모 아니면 도”라는 모순에 빠져 헌법 제59조의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는 조세제도의 기본원리 및 조세법 제정의 지배적 논리인 명확성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다.

 

4) 증여세 과세 규정의 제정 취지

상속세, 증여세를 과세하는 규정을 제정한 또 다른 배경을 찾는다면 상속 증여세는 소득세의 보완적 작용을 하는 조세이므로 소득세에서 불법적이든 합법적이든 간에 조세로서 흡수하지 못한 세금을 마지막으로 상속 또는 증여하는 과정에서 흡수하여 조세부담의 공평을 기하자는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하다면 소득세법 또는 기타 법률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비과세하거나 감면해 주는 세금을 상속 증여세로서 다시 흡수한다면 조세부담을 덜어준다는 비과세 또는 감면규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득세법에서의 비과세하거나 감면해 주는 세금은 증여세도 비과세하거나 감면해 주는 것이 비과세 감면제도의 입법 취지에 합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5) 과세 제외 규정의 설정과 그 취지

위 규정들에 공통된 내용은 과세 대상에 대한 예외규정을 만들어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시킨 점을 유의해 보면 또 하나의 해답이 도출된다.

 

그것은 바로 “직계존비속 간에 주택을 무상으로 제공하여 거주하는 경우”에는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점이다.

 

그 취지는 이러하다. 조세법의 제1차적 목적은 국가의 재정수요를 조달하기 위한 것임은 말 할 나위도 없지만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부차적인 목적으로 재정 이외의 산업, 복지, 교육, 문화, 사회 등 수많은 국가의 정책 수행을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이며 그 범위는 점차 확대되어 가는 추세이다.

 

그리하여 이 건과 .관련되는 대목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문화와 미풍양속(美風良俗)을 진작하기 위한 조세적 측면에서의 지원수단으로 등장한 제도가 직계 존비속 (부모 자식)간에 집을 빌려주어 살게 하는 것을 조세법이 허용해 주는 방편을 마련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

 

3. 종합된 비판과 의견

 

위 논지를 떠나서 현실적인 사실에 대하여 법률을 적용할 때는 실정법의 규정을 명문 그대로 우선 적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를 확장하거나 축소하여 해석하는 것을 금한다, 다만 명문규정이 없거나 그 해석이 명백하지 못한 경우에는 국세기본법(제18조1항 본문)이 정하는 해석 기준에 따라 과세의 형평성, 법 조항의 합목적성에 비추어 납세자의 재산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여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이 건의 경우에는 상증세법 제4조의2 제3항과 소득세법 제41조 및 동 법 시행령 제98조제1항제2호 단서에 “직계존비속 간 주택의 무상제공은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으므로 새로운 해석이나 과세 사례를 찾아 볼 여지마저 없다고 판단되는 바 독자들의 해박한 지식과 현명한 판단을 듣고자 한다.

 

※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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