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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4 (화)

[판례평석]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한계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두47945 판결

1. 들어가며

상증세법은 변칙적인 상속·증여에 사전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세법 고유의 포괄적인 증여 개념을 도입하여, 과세권자가 증여세의 과세대상을 일일이 세법에 규정하는 대신 본래 의도한 과세대상뿐만 아니라 이와 경제적 실질이 동일 또는 유사한 거래·행위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평과세를 구현하기 위하여 2003. 12. 30. 이른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 판결은 납세의무자의 증여가 상증세법의 개별예시규정에 규정되어 있는 내용과는 다르지만, 해당 거래가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에 규정한 증여에 해당하는 경우, 개별예시규정과 무관하게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납세의무자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대법원은 납세자의 예측가능성 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행위를 규율하면서 그 중 일정한 거래·행위만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한정하고 그 과세범위도 제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증여세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규율하고 있는 거래·행위 중 증여세 과세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행위가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의 증여의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그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적용범위와 한계점을 설정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 대법원 2014두47945 판결에 대한 분석

가. 사건의 쟁점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은 ‘결손금이 있거나 휴업 또는 폐업 중인 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특정 법인과 법 제41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거래를 통하여 특정법인의 주주 등이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에 상당하는 금액을 특정법인의 주주 등의 증여재산가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의 증여는 결손금 없는 법인에 재산을 증여한 경우에 해당하는 바, 이 경우 상증세법 제2조 3항을 근거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나. 사실관계

원고 A, B, C, D는 원고 1의 자녀들이고, 원고 E, F는 원고 2의 자녀들이다. 원고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주식회사 L, 주식회사 S는 2007. 11. 23. 주식회사 W의 발행주식 10,000주 중 각 4,900주씩을 취득하였다.

 

그 후 원고 D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2007. 12. 5. 주식회사 W에 자신들이 보유하던 주식회사 J의 주식 303,800주를 증여하고, 원고 1과 원고 2는 2009. 8. 19. 및 2009. 12. 31. 주식회사 W에 정기예금 합계 57,780,994,959원 및 대여금 채권 합계 107억 원을 증여하였다.

 

주식회사 W는 2006. 1. 6.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있던 본점을 천안시 서북구 서정동 1451로 이전하여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63조의 2 제1항에 의하여 이 사건 증여로 인한 자산수증이익에 대한 법인세를 감면받았다.

 

과세관청은 2011. 9. 9. 이 사건 증여로 인하여 원고들이 주식회사 W의 주식의 가치 증가분 상당의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자와 수증자가 동일한 이익을 제외한 나머지 이익에 대하여 상증세법 제2조 제3항, 제42조 제1항 제3호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부과하였다가 증여자들 상호 간에 주고받은 이익을 추가로 과세대상에서 제외하여 증여세를 감액 경정하였다.

 

한편, 이 사건 증여일 당시 주식회사 G는 결손금이 없는 법인이었다.

 

피고들은 ⅰ) 상증세법상의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주식회사 W의 주식가치 상승분을 증여재산 가액으로 볼 수 있으며, 상증세법 제32조 내지 제42조를 유추적용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방법으로 증여재산가액을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도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에 따라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으므로,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를 적용하여 원고들에 대한 증여재산가액을 계산할 수 있으며, ⅱ) 주식회사 W의 주식가치 상승분을 곧바로 증여재산가액으로 계산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증여로 인하여 원고들이 소유한 주식회사 L 등의 주식가치가 변동하여 원고들 상호간에 경제적 이익이 무상으로 이전되었으므로, 상증세법 제4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산정한 주식회사 L 등의 지분가치 상승분을 원고들의 증여재산가액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2심(서울고등법원 2014. 12. 3. 선고 2014누43327 판결)은 (1) 이 사건 증여로 주식회사 W의 주식가치가 상승하여 결과적으로 주식회사 L 등의 주주인 원고들의 주식가치 역시 높아지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하더라도 주식회사 L 등의 실체를 부인하고 원고들에게 이 사건 증여로 인한 이익이 곧바로 귀속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으며, (2) 상증세법에 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된 이후에도 기존의 개별 증여의제 규정이 증여재산가액 계산규정(개별예시규정)의 형태로 잔존하고 있는 점, 이러한 개별예시규정에서 거래 또는 행위의 범위를 제한하는 특별한 과세조건을 규정하고 있는 입법자의 의도,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관련한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 등을 종합하면, 설령 주식회사 L 등의 실체를 부인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과세관청이 주식회사 W의 주식가치 상승분을 증여재산가액으로 계산하는 것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다. 대법원 판결 내용

대법원은 이 사건 증여에 대하여 이를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규정이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증세법 제2조 제3항 등을 근거로 하여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하였다.

 

(1) 우선, 납세자의 예측가능성 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행위를 규율하면서 그 중 일정한 거래·행위만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한정하고 그 과세범위도 제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증여세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규율하고 있는 거래·행위 중 증여세 과세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행위가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의 증여의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그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2) 상증세법 제41조 제1항, 상증세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제6항은 비상장법인을 대상으로 하여 결손금이 있는 법인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그 법인에 재산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의 거래를 하여 그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이 1억 원 이상인 경우를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여 증여재산가액 산정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결손법인에 재산을 증여하여 그 증여가액을 결손금으로 상쇄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증여가액에 대한 법인세를 부담하지 아니하면서 특정법인의 주주 등에게 이익을 주는 변칙증여에 대하여 증여세를 과세하는데 그 취지가 있으므로(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8두6813 판결),

 

(3) 이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자산수증이익 등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담하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하여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입법의도에 기한 것임이 분명하고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으로 인하여 이러한 입법의도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는 바, 이는 ‘결손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 중 결손금을 초과하는 부분’이나 ‘휴업·폐업 법인을 제외한 결손금 없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하여는 주주 등에게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도록 하는 한계를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종합해보면, 원고들이 주식회사 W에 주식, 정기예금 및 대여금 채권을 증여함으로써 주식회사 W의 주식가치가 상승하는 간접적인 이익을 얻었더라도, 이 사건 증여는 결손금 없는 법인에 재산을 증여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와 같은 간접적인 이익에 대하여 이를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결국 상증세법 제2조 제3항, 제42조 제1항 제3호를 적용하여 원고들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

 

3. 위 대법원 판결(2014두47945)의 의의

종래 상증세법은 경제적 이익의 무상이전이 수반되는 변칙적인 증여유형을 상정하여 이를 증여로 의제하는 규정을 두었다. 그러나 증여의제규정 자체가 제한적이고 열거적인 규정이어서 새로운 유형의 변칙증여에 대응하기 어려워 이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하고자 상증세법을 개정하여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의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조항이 과세요건 법정주의에 반한다는 비판이 있었으므로, 과세관청이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을 근거로 증여세를 과세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사건에서도 과세관청은 원고들의 주식가액 상승분에 따른 이익 차액에 대하여 과세하려 하였으나, 이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근거 조문이 없었다. 이에 따라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적용하여 주식평가액 차액을 증여세 부과 대상으로 파악하고 이 사건 처분을 하게 되었다.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적용범위 및 한계에 대하여 명확한 대법원 판결이 없는 상황에서, 대법원은 2015. 10. 15. 이 사건을 비롯하여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의 증여세 완전포괄주의가 과세관청의 독자적인 과세근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 대하여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에 대한 대법원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위 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을 과세근거규정으로 인정하되 각 개별예시규정은 해당 내용 및 입법취지에 따라 증여세 과세범위와 한계를 정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상증세법 제33조 내지 제42조에서 규정되지 않는 변칙적인 증여유형에 대해서는 상증세법 제2조 제3항을 과세근거규정으로 삼아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다고 판시함에 따라 이후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에 대한 적용범위와 한계를 일응 제시하였다.

 

특히, 대법원은 상증세법상 개별예시규정을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과세한계규정으로 보아 개별예시규정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에 따라 과세할 수 없다고 명백히 선언함에 따라 증여세 완전포괄주의의 적용범위와 한계를 분명히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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