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구독하기 2024.06.16. (일)

‘알카포네 효과’…순풍일까 역풍일까

 

 

국세청은 조용한 조직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조용한 조직에 속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지하경제 양성화’, ‘복지재원 확보’ 등으로 인해 국세청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최근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세청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역풍’일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재산권에 직접적으로 ‘터치’할 수 있는 국세청이 조용하다고 일컬어지는 것은 성실납세 풍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들어오는 세수가 확실하다면, 내야 할 세금을 ‘성실히’ 납부한다면, 국세청은 조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대재산가뿐만 아니라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세가 날로 교묘해지고 지하경제가 우리나라의 24%에 달하는 시점에서 새 정부의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세청은 스스로 의자를 밀어내 대대적인 세무조사 강화를 예고했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지난 11일 전국세무관서장회의를 통해 금융거래 중심의 과세인프라 확충을 바탕으로 탈세혐의가 큰 분야, 즉 탈세 규모가 크고 경제적 부담능력이 있는 대납세자에 세무조사를 집중하는 기초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500억원 이상 대법인에 대한 세무조사 비율을 상향,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증여 과세요건 재검토 추진 등과 함께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거래 및 소액 생계형 서민경제는 제외키로 했다.

 

그러자 국세청의 세무조사 ‘방향’에 대해 언론 등은 대기업의 편법증여·고소득 자영업자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스럽다며 앞다퉈 이를 보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국세청의 세무조사 강화방침이 언론을 통해 ‘홍보화’되는 것을 역풍이라고 생각하며 ‘조용한 국세청’을 부르짖는다. 국세청이 여느 때와 달리 국민적 관심과 언론의 조명을 받아 국세행정방침이 매번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자 사소한 사건마저 부풀려져 신뢰가 하락될까 우려된다는 것이다.

 

세무조사를 통한 세수는 전체 3%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영향력도 3%라고 보기 어렵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강화의 언론보도를 바탕으로 알카포네 효과를 통한 범국민적 성실납세 분위기가 극대화되길 바라고 있다.

 

“어느 곳을 향해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 - 미셸 몽테뉴-

 

지나친 관심이든 알카포네 효과를 노린 세무조사 홍보화든 국민들은 목적이 정해진 국세청의 항로에서 이를 순풍으로 만들어 순항하길 바라고 있다. 이같은 국민들의 염원과 기다림에 보답할 수 있는 김덕중호의 지혜와 결집력을 기대해본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