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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01. (목)

[시론]르네상스시대의 원근법 그리고 視角의 전환

르네상스(Renaissance)는 14세기∼16세기의 문학·미술·자연 등의 분야에서 일어난 인간 중심적·사실주의 경향의 새로운 문화사조(文化思潮)라고 한다.

 

이 시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미켈란젤로(1475∼1564)·라파엘로(1483∼1520) 같은 미술·조각·건축 등의 천재들이 별안간 한꺼번에  나타나 활약했다.

 

또한 콜럼버스·바스코 다 감마의 신대륙(1492)·신항로(1498)의 발견 그리고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1517)운동 그리고 구텐베르크(1397∼1468)의 인쇄술의 보급 등 엄청난 일들이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기까지는 중국을 비롯한 동양(오리엔트)문명이 서양세계를 선도해 왔으나 르네상스 이후에는 서양문명이 압도하는 양상으로 바뀌게 됐으며, 그 근저에는 사물을 보는 시각인 원근법의 발견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원근법(Perspective)은 공간사상(空間事象:3차원)을 평면(平面:2차원)위에 표현하는 회화기법이라고 학문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르네상스의 시대정신으로 설명하면 지금까지 '나'라는 존재는 없이 모든 것을 '신'(하느님·하나님)이 결정했던 것이었으나,  원근법의 발견으로 '신'의 눈이 아닌 '나'라는 주체가 '사물'이라는 객체를, 그러니까 내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된 놀라운 전환이라는 것이다.

 

어느 조찬회에서 요즘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는 어느 교수가 일본에 체류하는 동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원본을 전시한다고 해서 갔었는데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보게 된 그림이 '수태고지(受胎告知)'라는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예수님이 성령으로 잉태됐음을 알려주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고 한다.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이나 '모나리자'는 너무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에 비해 '수태고지'라는 그림은 조금 생소한 것이었지만, 르네상스시대 원근법의 놀라운 기법이 생생하게 들어나는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처음 그 그림을 정면에서 보면 마리아의 오른팔이 균형에 안 맞게 길고 천사의 상체가 너무 둥글며, 중앙의 정원등의 모습이 자연스럽지 못했는데, 이를 우측 사각(斜角)으로 보면 파노라마같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보인다는 전문가의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 교수는 이 설명을 들은 후 1시간을 기다려 그 그림 앞에 다시 가서 우측에서 비스듬히 보고는 큰 경이로움과 즐거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다빈치의 다른 명작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도 수푸마토라는 독특한 공기원근법으로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처럼 그려져 있으며, 또 당시에는 교회·성직자·귀족들이 예술작품의 수요자들이었으니 수태고지도 정면에 기둥이 있는 큰 교회의 뒤쪽 벽면에 걸도록 주문이 됐기에 우측에서 보면 완벽하도록 원근법이 적용된 것이라고 한다.

 

르네상스 이후 18세기의 산업혁명 그리고 산업자본주의 진전 그리고 영국·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한 의회민주주의의 발전으로 중세 이후의 절대왕정 귀족계급에 대한 일반 시민의 권리 자유가 신장되고 확립된 것도 대다수 많은 쪽(일반국민)의 시각에서 보는 관점의 전환에서 이뤄진 것이다.

 

관점 그러니까 어느 시각에서 사물을 보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변화는 여러가지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면 2002년 우리나라가 주최한 월드컵을 통해 온 국민이 축구를 좋아하게 됐는데 특히 젊은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싫어하던 축구 이야기들이 즐거운 화제가 된 것이다.

 

그것은 이 때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평면적으로 중계(처리)하던 축구 화면(모습)이 외국의 중계기법과 물량(카메라)의 동원으로 크게 바뀌면서 시합 전체의 상황을 알게 됐으며, 땀이 흐르는 선수들의 모습을 영화의 주연(조연) 배우들의 살아있는 표정처럼 전달함으로써 흥미를 유발한 것이다.

 

물론 국민적인 축구열기 탓이 있었지만 이렇게 공중과 좌·우에서 그리고 확대(Close-up) 및 슬로비디오 등 시각의 다양화가 새로운 축구로 느껴지게 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새로운 대통령의 주도로 새 정부가 출범했다.

 

새 정부 조직에 참여해 크고 작은 책임을 지게 된 새 인물들이 정부의 큰 그림(계획·축구의 작전처럼)에 따라 뛰고 활동하는 모습들이 여과 없이 중계돼 사실대로 보여졌으면 하는 것이다.

 

이제 시대는 컴퓨터·방송 등 여러 매체가 복합적으로 그 모습과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므로 어느 때보다 그들의 훌륭한 매너(공직관)와 실적(봉사)이 생생하게 들어날 것이다.

 

특히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정부(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의 시각(입장)에서 보던 것을 국민(수요자) 입장으로 바꿔봐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편의·권위적인 시각이 남아있다면 이제 국민편의·봉사적인 자세로 전환돼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방만한 행정조직을 슬립화(축소)하고 여러가지 행정규제를 줄이는 것이 국민(기업)만들의 부담을 덜고 행복하게 하며, 나가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충만하다.

 

국세청도 이미 납세자의 시각 그러니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바탕에서 더욱 국민에게 다가가는 선진세정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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