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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하기 2025.05.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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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政詩壇]옛 동무

-최상근 동대구署-


용지봉 넘어 진밭골 가던 길 몰라
낯 선 욱수골에서 헤맨다
허수룩한 등산객 하나 어설퍼라
그대도 길 잃은 길손인가
고무줄 새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우습다
안면 살피니 30년 전 헤어진
고향 옛 동무

(요새 같은 세상에 고무줄 새총에 맞을 새 있나
어허! 기러기도 잡았다고
그놈의 허풍 옛날 그대로 살아있구나)

까마득한 세월 불러 앉혀
켜켜이 쌓인 추억 한밤으로 펼쳐내니
기웃거리던 酒母가 마침내 끼어 든다
주인이 객이 되니 아쉬울 거 더욱 없고
넉넉한 술판 위로 넘실대는 그 옛날
우리는 천제(天梯) 타고 내려온 영광의 후예
밤새도록 외쳐대도 말릴 사람 아무도 없다
이튿날은 장모님 생신
남은 술 기운이 기어코 속을 뒤집어
송장같이 널부러진 등 위로
아내 눈초리 칼날 되어 다가서니
동무야, 니 두 번 다시
고무줄 새총 같은 것으로 새를 잡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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