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치기계좌 이용 자금세탁 적발
비인가 노인요양원을 개설한 후 정부 보조금과 후원금 등 7억여원을 중국으로 몰래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요양원 원장이 세관에 적발·구속됐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달 31일 강원 춘천소재 S某노인요양원 원장인 윤某씨(남,60세)를 불법 환치기 계좌를 이용, 각종 후원금 7억원 상당을 중국으로 빼돌리는 등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구속,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구속된 윤씨는 지난 '96년부터 강원 춘천에 'S 무의탁노인 요양시설'을 설립해 운영하면서 동 시설 운영자금으로 사용키 위해 각 국가기관, 학교, 자선단체 및 개인 등 다수의 국내외 후원자들로부터 최근 6년동안 3천여회에 걸쳐 7억여원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은 요양원 운영자금과 별도로 윤씨가 관리해 오던 후원금 4억5천만원과 윤씨가 처가에서 빌리거나 증여받은 돈 2억5천만원 등 7억원 상당을 국내에 개설된 일명 '환치기'계좌를 이용, 2005년 4월부터 금년 3월까지 30여회에 걸쳐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를 두고 있다.
세관은 또한 도피자금을 중국으로 송금하면서 세관 추적을 회피키 위해 국내 금융거래인 것처럼 가장, 익명성이 보장되는 환치기 방법으로 송금함으로써 재산도피금액인 범죄수익 7억원 상당을 은닉, 자금세탁을 한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김용현 인천세관 외환조사과장은 "윤씨가 다수의 국내외 기부자들로부터 모금한 후원금을 환치기계좌를 이용, 조선족에게 송금하는 방법으로 외환을 유출했다"며, "윤씨는 빼돌린 자금으로 중국 연길시에 연건평 3천58평에 달하는 최고급 실버타운을 건설해 현지 조선족과 국내 거주 한국인 등을 대상으로 영리사업 운영을 준비 중이였다"고 말했다.
구속된 윤씨가 춘천에서 운영하고 있는 'S 무의탁노인 요양시설'은 지난 '96년 설립, '83평 규모의 슬래브 건물로, 현재 무의탁 노인 14명을 수용하고 있는 비인가 시설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모금액 대부분은 정기적금 등 30여개에 달하는 제3의 계좌로 윤씨가 별도 관리하고, 요양원은 입소 노인들에게 매월 지급되는 정부보조금(1인당 월 30∼40만원)과 모금한 후원금 가운데 일부 금액으로만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인천세관 외환조사팀은 지난달 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이어지는 '환치기 특별단속기간'을 맞아 노인요양원 명의의 일부 금액이 중국 환치기 계좌에 입금된 것을 포착하고, 이를 끈질기게 정밀추적해 환치기 계좌를 이용한 재산국외도피 사건을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과장은 "앞으로도 외환 자유화를 틈탄 재산 국외도피, 자금세탁, 환치기 등 반사회적 외환사범 단속에 조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윤형하 기자
windy@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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