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도미노게임판을 방관하지 말라!

2000.05.11 00:00:00



○…미국과 구소련간 냉전이 절정일 때인 80년대 중반 러시아는 9개의 첩보 및 정찰위성을 운용하는 조기경보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노후 위성을 교체하지 못해 현재는 3개의 위성만이 작동중이다. 미래전쟁은 몇 시간내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러시아의 `조기경보체제 구멍'은 사실상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위성 조기경보시스템 뿐만 아니라 지상에 설치된 조기경보망도 대부분 러시아 밖 구소련 영토에 있어 러시아가 조기경보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세청은 최근 신용카드 불법거래 척결을 선언했다. 대책 가운데 위장 가맹점 색출을 위한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것이 특히 눈에 띈다. 검찰총장도 속칭 `카드깡' 조직을 발본색원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카드깡 업자들의 `치고빠지기' 수법에 검찰이나 국세청 모두 맘만 앞서지 몸이 따라주지 못한 게 현실이었다. 매출전표의 불법할인 수법인 카드깡은 경제·사회적으로 음습한 곳에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암적 인자로 작용하고 있다. 이 업자들은 사실상 나라의 `쌀 창고'를 좀먹을 뿐만 아니라 성실납세시스템의 정상 작동에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이다. 또 불법 금융으로 조성된 탈세자금은 조직폭력배들의 활동 자금으로 이용돼 사회를 불안하게 하기도 한다. 카드깡 수법으로 탈루된 액수는 연간 3조5천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코 만만치 않은 액수다.

○…조기경보시스템은 분야별 메커니즘의 손발이 딱딱 맞아야 제때 경보가 울리는 공조시스템이다. 신용카드사는 그 동안 카드깡이나 국세청의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과 복권제 시행에 힘입어 거액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한다. `원님 덕에 나발 분다'는 속담도 있다. 위장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사의 부실관리는 탈세 방조나 다름없고 불법 지하금융을 성행케 하는 단초가 된다. 카드사의 부실관리는 탈세로 이어지며 그 자금의 연결고리는 우리 이웃과 사회에 해악을 주는 독버섯의 영양분으로 흘러들어가게 만든다. 신용카드사의 철저한 가맹점 관리는 탈세 도미노현상을 예방하는 첫 단추다. 이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져야 국세청의 조기경보시스템도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 것이다. 신용카드사는 목전의 이익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탈세와 반사회적 `깡조직' 척결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신용카드 불법거래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에 발벗고 나서야 할 때다. 국세청 또한 조기경보시스템의 정상 작동을 위해선 충분한 인력과 예산, 장비가 뒤따라야 하고 적시 경보가 울릴 때 기동력이 기민하게 발휘될 것이다. 조기경보시스템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지형길 출판국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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