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는 곧 지가사회이다. 지식을 기반으로하는 전문인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전문인은 민간부분에서 신속성과 정확성을 무기로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가지도록 경쟁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정부 행정서비스 부분에서 전문가는 국민으로부터 거둔 세금이 가장 효율적이며 낭비 없이 쓰여지도록 적절히 배분하고 집행정책들이 잘 시행되고 있는가를 분석·점검하는 데 그 지식을 사용한다. 인터넷 세상인 지금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있지만 자신의 분야가 아닌 것에 시간을 투자하기란 그리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세금 문제에 관한 한 대한민국 납세자 대부분은 설레설레 고개부터 흔들지만 굳이 힘들여 알려고 않는다. 어렵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행정서비스에 기대려 하고 있다.
○…국세청은 개청 이래 줄곧 납세홍보와 서비스를 위해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입해 왔다. 일면 징세비용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일견 행정비용으로 볼 부분도 많다. 순수하게 세금을 직접 거둬들이는 데 쓰이는 1인당 징세비용면에서 볼 때 선진국들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금껏 국세청은 부과제와 신고제를 거쳐오면서 신고서 작성 대행 서비스를 제공했는가 하면 납세홍보를 위해 전국을 순회하는 등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들여 왔다. 수십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국민들과 심지어는 대학 교수마저도 자기가 내야 할 신고서 작성도 못 하는 게 오늘의 `납세학습도'의 부진 현상이다.
○…미국에는 연방 납세자들의 소득세 신고를 대행 서비스해 주는 세무사인 CPTA가 있다. 물론 우리 나라도 전문가인 세무대리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이용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보여진다.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이면 세무서는 또 신고 민원인들로 북적거릴 게 뻔하다. 국세청은 우편신고제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정서는 그렇지 못하다. 이제 국세청은 모든 납세 홍보에 관해 세무대리인들이 명실상부하게 납세교량역을 다하도록 이들 단체에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 모든 신고 상담이 연중 내내 전문가들을 통해 패키지로 이뤄질 수 있도록 TAX INFRA를 구축할 시점이라고 여겨진다.
○…전자신고제의 개막, 과특자의 대폭 축소, 금융종합과세 재실시, 대 세무서 체제 개편 구상 등은 납세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을 시사해 주고 있다. 앞으로 TAX 컨설턴트와 각각의 납세자들을 `세금 주치의'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구축과 전문가들의 서비스 품질이 납세학습도 향상과 행정비용 절감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주 적은 비용으로 연중 내내 언제라도 자신의 `주치의' 역할을 해 주는 풍토가 정착될 때면 국세청 상담실은 굳이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행정서비스는 자칫 민간전문가에 비해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형길 기획출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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