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는 왜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가

2026.01.30 08:14:35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행복을 향해 나아가려는 마음을 가로막는 생각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비교’라는 심리적 기저다.

 

우리는 자각하지 못한 채 순간순간 자신을 남과 비교한다. 그 비교는 아주 사소한 계기로 시작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타인의 성취 소식, SNS에 스쳐 지나가는 장면 하나가 나의 현재를 순식간에 초라하게 만든다. 이러한 비교는 공통적으로 우리의 순수한 열정과 집중력을 서서히 희석시킨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자.

 

완전히 동일한 얼굴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외모, 기질, 환경, 재능, 출발선이 모두 다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임을 알면서도 마치 같은 기준선 위에 서 있는 것처럼 자신을 남과 습관적으로 비교하며 살아간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비교하는 대상이 대개 아주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성공은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리지만, 가까운 지인의 성취는 유난히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비교는 주로 친구, 동료, 이웃처럼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더 민감하게 작동한다. 우리나라에는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비교가 얼마나 가까운 거리에서 발생하는지를 정확히 짚어낸 표현이다.

 

인간중심치료(person-centered therapy)의 창시자로 알려진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인간을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하며 가치 있는 존재로 성장하려는 선천적 경향을 지닌 존재로 보았다. 그는 이를 ‘실현 경향성(Actualization Tendency)’이라 불렀다. 모든 인간은 저마다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장하려는 내적 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문제는 이 자연스러운 성장의 흐름이 사람과의 비교에 의해 쉽게 흔들린다는 점이다. 비교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남들보다 앞설 때만 나는 가치 있다”거나 “저 친구보다 잘나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식의 기준을 스스로에게 들이대게 된다.

 

이러한 비교의 틀 안에서는 성장은 더 이상 자기 내부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비슷하다고 여겼던 사람의 성취 소식은 곧바로 열등감이나 박탈감으로 번지고, 비교는 더 이상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가 아니라 감정을 자극하는 계기가 된다.

 

그 감정이 바로 '질투'다.

 

질투는 자신의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그 감정에 머무는 순간 판단은 단순해진다. 타인이 어떤 선택과 과정을 거쳐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는지는 보이지 않고, 결과만을 기준으로 타인을 평가하게 된다. 이때 비교는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보다, 판단의 폭을 좁히고 불필요한 소모를 낳는다.

 

그래서 질투가 개입된 비교는 성장을 자극하기보다 삶을 소모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질투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 의외로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질투의 감정에 사로잡혀 행복을 충분히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경우를 종종 본다. 분명 성공했음에도 더 성공한 타인을 보며 질투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사는 사람의 행동은 자연스럽고, 마음은 비교적 평온하다. 반면 남과의 비교에 익숙한 사람은 자신의 고유한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기 쉽다.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 채 타인의 위치를 기준 삼아 방향을 수정하다 보면 불안은 커지고, 삶의 리듬은 흐트러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까운 사람의 삶을 기준 삼아 자신의 삶을 평가한다.

 

모든 것이 다른 조건 속에서 비교가 반복되면 마음은 늘 불안해진다. “내가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저 사람의 선택이 더 나았던 건 아닐까.” 이 질문에는 끝이 없다. 학문적으로 큰 성취를 이룬 동료를 만나면 “나도 저 길로 갔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 가까운 지인이 경제적으로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나”라는 후회가 스칠 수도 있다.

 

부질없는 일임을 알면서도 이런 생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런 생각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그 비교가 자기 삶의 방향을 부정하는 순간부터다. 그때 비교는 더 이상 자극이 아니라 삶을 옥죄는 굴레가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있다.

 

남과의 비교는 소비적이지만, 자기와의 비교는 생산적이다. 가끔 평준화된 학교 환경에 있다가 경쟁이 치열한 학교로 진학하는 후학들을 본다. 그들에게 나는 이렇게 조언한다. 친구들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자기 자신만을 보고 경쟁하라고. 친구들과의 비교와 경쟁은 긴장과 불안, 스트레스를 키우지만, 자기 자신과의 경쟁은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가장 단단한 동력이자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는 것은 성장의 지표가 된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계획적이고 성실해져 있는지, 과거보다 지금 더 책임 있게 판단하고 있는지, 실패 앞에서 절망하던 내가 이제는 그것을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는지.

 

이러한 비교는 나를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삶의 중심을 잡아 준다.

 

미래의 나를 그려보는 비교 또한 마찬가지다. 가까운 누군가의 삶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향하는 나와 현재의 나를 대비해 보는 것이다. 이 비교는 불안을 키우기보다 행동의 방향과 속도를 조정하게 만든다.

 

“나는 나다”라는 인식은 흔들리는 마음에 중심을 부여한다. 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옳았는지, 잘못 되었는지는 나중의 문제다.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의 주체가 끝까지 ‘나’로 남아 있는가이다.

 

타인의 조언은 참고할 수 있지만,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결국 남과의 비교는 에너지의 소모에 불과하다. 반면 과거의 나,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를 잇는 비교는 삶을 알차게 만드는 힘이다. 행복은 사촌의 논을 바라보는 순간에 오지 않는다.

 

행복은 내가 서 있는 위치를 스스로 인식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비교하지 말아야 할 것은 남의 삶이고, 비교해야 할 것은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다. 남과의 비교는 마음을 소모시키지만, 나와의 비교는 삶의 방향을 정해준다.



윤형하 기자 windy@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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