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이 국제농구연맹(FIBA) 제25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서 3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위성우(춘천 우리은행)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은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에서 43-65로 완패했다.
'숙적' 중국을 두 차례나 꺾으며 결승 무대까지 밟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후보로 떠오른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예선 풀리그에서 일본에 71-78로 졌던 한국은 결승전에서 설욕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터키에서 벌어진 2012런던올림픽 최종예선 패자부활전에서 일본에 28점차(51-79)로 대패했던 아쉬움도 털어내지 못했다. 일본에 벌써 최근 3연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9년 제23회 대회부터 3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은 인천에서 열린 제22회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정상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결승에 진출하면서 이번 대회 상위 3개 팀에게 주어지는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 14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확정지은 상태다.
골밑에 장신 센터 도카시키 라무가 버티고 있어 높이에서 열세였던 한국은 외곽포가 난조를 보이면서 전반에 고전했다. 3쿼터에 압박수비에 이은 공격이 살아나면서 점수차를 좁혔으나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체력이 크게 떨어진 듯 슛 성공률이 저조했다. 야투율이 32%에 불과했고, 3점슛도 15개를 시도해 4개만을 성공했다.
변연하(KB국민은행)가 12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한국에 우승을 안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외의 선수들은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크게 밀렸다. 한국은 19개의 리바운드를 잡는데 그친 반면 일본은 31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2003년 이후 10년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 오른 일본은 도카시키(20득점 18리바운드), 마미야 유카(19득점 9리바운드), 요시다 아사미(9득점 6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정상 등극까지 성공했다.
일본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70년 이후 43년만이다.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1쿼터 막판까지 팽팽히 맞섰던 한국은 도카시키와 미야모토 미치코, 요시다에게 잇달아 득점을 허용하면서 일본에 끌려가기 시작했다.
한국은 2쿼터에서 5점 밖에 넣지 못하고 일본에 18점을 헌납하면서 완전히 뒤처졌다.
2쿼터 초반 골밑에 버티고 선 도카시키와 마미야에게 잇달아 득점을 헌납한 한국은 사쿠라기에게 3점포까지 얻어맞으면서 일본에 16점차(14-30) 리드를 내줬다.
한국은 이후 신정자(KDB생명)의 중거리슛을 제외하고 득점을 올리지 못해 16-37로 뒤진채 전반을 끝냈다.
3쿼터 초반 한국은 도카시키의 골밑 득점을 차단하지 못했고, 점수차는 더욱 벌어졌다.
26점차(18-44)까지 뒤졌던 한국은 3쿼터 막판 힘을 냈다. 젊은 가드 이승아(우리은행)가 들어와 스틸과 속공을 성공시키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분위기가 좋아진 한국은 박혜진(우리은행)의 3점포로 상승세를 탔고, 변연하가 돌파에 이은 골밑슛과 3점포를 터뜨리면서 34-44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일본에 4점을 더 내주고 34-48로 3쿼터를 끝낸 한국은 4쿼터 초반 도카시키에게 쉽게 골밑 득점을 허용하면서 다시 흐름을 일본에 내줬다.
한국은 또 다시 공격이 잘 풀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센터 마미야와 도카시키에게 골밑슛과 추가 자유투를 연달아 허용하면서 다시 41-60으로 뒤졌다.
이후 2점을 추가하는데 그친 한국은 결국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앞서 벌어진 3·4위 결정전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61-53으로 꺾고 이번 대회 상위 3개 팀에게 주어지는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 마지막 한 장을 가져갔다.
한편 도카시키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아시아 최고 센터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에서 평균 16.2점을 넣은 변연하는 베스트5 슈팅가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베스트5에는 변연하와 함께 요시다(포인트가드)과 루원(스몰포워드·중국), 마미야(파워포워드), 도카시키(센터)가 선정됐다.
한국대표팀은 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