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중앙공무원교육원의 고위정책과정(부이사관이상)을 이수한 각 부처의 고위공무원들이 퇴직후 지금까지 친목모임을 계속하고 있어 사교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더욱이 모임의 리더가 前 국세청 고위간부여서 세정가에는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 장본인은 다름아닌 최병윤(崔炳潤) 前 대구지방국세청장.
최 前 청장은 평소 과묵하고 선이 굵은 타입이라 잔잔한 마음씀씀이로 정부 각 부처의 내노라 하는 쟁쟁한 인사들을 회원으로 묶어 퇴직후까지 이같은 친목단체를 10년간이나 이끌고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95년 중앙공무원 고위정책과정 3회 동기생 49명이 회원인 이 모임은 '3회 동기'라는 의미를 살려 '삼우회(三友會)'라는 명칭으로 탄생했다.
교육당시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된 최 前 청장은 생산적인 교육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그런 여러 요소들이 교육원이나 원생들에게 크게 어필해 퇴직후까지 '만년회장'을 맡게 된 동기가 됐다.
삼우회는 지금도 매주 네번째 일요일이면 어김없이 산행을 즐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16개 국립공원은 물론 전국 유명한 산은 죄다 섭렵했을 정도로 끈끈한 응집력과 '우정'을 과시하고 있어 주위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다.
최병윤 前 청장은 최근 명예회장으로 추대됐고, 한준호(韓埈皓) 한국전력사장이 회장, 박원출(朴元出) 조폐공사장, 김용문 前 보사부 차관(열린우리당 국회의원후보·밀양)이 부회장에 선임됐다. 또 박형채(朴炯埰) 前 감사원 3차장이 감사를, 김종성(金鍾成) 前 보훈처 차장이 총무를 맡고 있다. 당시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었던 윤웅규(尹雄圭) 前 총무처 차관은 고문으로 추대돼 회의 운영에 조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윤웅규 고문은 교육원 역사 12년동안 수많은 고위공무원들이 교육을 이수하고 나갔지만 원생들이 교육이 끝난 뒤에도 서로 끈끈한 유대를 갖고 친목을 도모하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아 고문직을 흔쾌히 수락했고, 회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이채로운 것은 회원들이 요즘도 가끔 누구누구 세무서장 안부를 묻는다고 한다. 최 前 청장이 교육당시 회원들과 산행을 할때 부근 세무서장을 회원들에게 소개시켜 서로 알고 지내도록 한 것이 인연이 된 것.
'국세청 사람들'의 우수성은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그 속내에는 이처럼 OB들의 보이지 않는 역할도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