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위주 주택 세제, 지방엔 역효과…지역 차별화 세제 도입해야"

2026.03.27 10:35:14

​강명기 본부장, 한국세무학회 세미나서 주장

"지방 다주택은 투기 아닌 공익 기여"시각 전환 필요


주택수 아닌 공시가격 합산 기준으로 과세 축 전환

비수도권 취득세·종부세 중과 완화 등 8개 과제 제시

 

 

​현행 주택 세제가 수도권 시장 과열기에 설계된 규제 위주의 틀에 갇혀 있어, 이를 비수도권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 세제가 의도치 않게 비수도권 인구 감소를 가속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비수도권의 다주택 보유를 투기가 아닌 공익적 기여로 재정의하고, 비수도권 취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 완화, 세컨드홈 특례 확대 등 지역별로 차별화된 세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강명기 한일회계법인 본부장(국토부 부동산투자회사 자문위원)은 26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세무학회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주거·금융정책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현 주택 세제의 문제점과 수도권/지방 차별화 필요성’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강 본부장은 "현재의 다주택자 취득세·종부세·양도세 중과 제도는 2020년 전후 수도권 시장 과열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규제 체계가 지역 격차를 반영하지 못한 채 전국에 일률 적용되면서 비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과세 취지와 시장효과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026년 1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의 86.7%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며, 서울과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최대 5~6배까지 벌어진 상태다.

 

강 본부장은 "수도권에서 투기 억제 효과를 내는 세율이 지방에서는 정주 수요와 임대 공급을 동시에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비수도권 다주택자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수도권에서의 주택 보유가 △빈집화 방지 △임대 공급 안정화 △지역 인구 이탈 완화 등 민간 자본이 사회적 기능을 대신 수행하는 공익적 기여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미국(QOZ)와 ​프랑스(피넬법), ​일본(기업판 고향세) 등 해외 사례를 들었다. ​미국(QOZ)는 저소득 구역 투자 시 자본이득세를 단계적으로 면세하고 10년 이상 보유 시 신규 이익을 전액 면세한다. ​프랑스(피넬법)는 공급 부족 구역 임대시 취득가의 최대 21%를 소득세에서 공제한다. ​일본(기업판 고향세)은 지방 창생 프로젝트 기부 기업에 법인세를 최대 90% 경감하는 제도를 두고 있다.


​강 본부장은 특히 현행 '주택 수' 기준 과세의 모순을 짚었다. 공시가격 25억원인 서울 강남 아파트 1채 보유자는 중과가 없는 반면, 합산가액이 6~10억원에 불과한 비수도권 저가 다주택자는 취득세가 6~12% 중과되는 불합리한 구조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유주택 공시가격 합산 총량(가치)' 기준으로 과세 축을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합산가액 12억원 이하는 주택 수와 무관하게 일반 세율을 적용해 실질적인 자산 가치에 맞는 세금을 부과하자는 취지다.

 

구체적인 입법과제는 8가지다. 우선 ​취득세는 비수도권 중과 기준을 3주택에서 5주택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은 중과 배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종부세는 비수도권 주택에 대해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세율(0.5~2.7%) 적용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제금액 상향, 세율 차등화, 세컨드홈 특례 확대를 구체적인 방안으로 들었다. 


양도세(이주 전환 공제)는 수도권 1주택자가 비수도권으로 이주시 양도차익의 30~50%를 1억원 한도로 감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장기보유자에 대해 5년 이상 보유시 50%, 15년 이상 보유시 전액 양도소득세를 면세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법인 투자 유인을 위해 인구감소지역 주택 투자·임대 운영 법인에 대한 5~10% 세액공제 신설하고, ​CR리츠 관련 제도를 정비해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 매입·임대시 종부세 합산배제 기간 연장 및 아파트 매입임대 등록 제한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본부장은 "단순한 한시적 감세가 아니라, 비수도권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항구적인 법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공시가격의 신뢰성을 높이고 금융 정책과 연계된 패키지 접근이 이뤄져야 국가적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세미나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지방이 소멸 위험에 처한 현실에서, 주택 시장의 양극화와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주거·금융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초당적 정책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으며, 지방시대위원회가 후원하고, 디지털자산금융학회와 한국디벨로퍼협회(KODA)가 공동 주관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시장 양극화와 미분양 진단' 주제발표에서 2015년 이후 수도권 경제성장 기여율이 약 70%로, 일자리를 따라 수도권에 청년층 유입이 늘었다고 분석하고, 일자리와 연계된 거점도시 육성·특화산업 기반의 주택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진 한국디벨로퍼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지역 맞춤형 주택 공급 환경 조성 : 프로젝트리츠와 환매보증제의 활용을 중심으로'에서 초기 사업비 부담을 줄이고 지주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젝트리츠와 수분양자의 가격 하락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환매보증제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윤성만 한국세무학회장이 좌장을 맡아 국토교통부 관계자,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 실행 가능성을 논의했다. 발표자 3명과 김계흥 국토부 부동산투자제도과장, 김완용 한양사이버대 교수, 임경인 강남대 교수, 임상빈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 황우곤 한국자산매입 정책본부장(전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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