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3차 '물가' 세무조사…유아화장품·물티슈·수산물 등 '생필품 폭리 탈세자' 타깃

2026.01.27 12:00:00

가격담합 5곳, 원가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곳, 먹거리 유통업체 6곳

안덕수 조사국장 "시장 지위 악용해 생필품 가격인상·세금탈루, 엄정 조사"

 

 

불공정행위로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하면서 서민부담을 가중시켜 온 17개 생필품 폭리 탈세업체를 대상으로 국세청 세무조사가 27일 전격 착수된다.

 

이번 세무조사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작년 9월 생활물가 밀접 업종, 12월 시장 교란행위 탈세자에 이은 3차 민생침해 탈세조사로, 안 살 수도 없어 서민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생필품 가격에 초점을 둔 국세청의 물가안정 노력의 일환이다.

 

국가데이터처 발표에 따르면, 생활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이 가파른 상황으로, 생활필수품은 대체제가 없는 필수소비재로 생필품 가격 상승은 취약계층인 서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 앞서 생필품 제조업체의 신고내용, 유통 거래구조 등의 분석을 통해 일부 기업들이 각종 불공정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확인된 기업들은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거나 담합을 통해 생필품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고, 변칙적인 방법으로 정당한 세부담을 회피하기까지 했다.

 

또한 거짓 매입, 특수관계법인 부당 지원금 등을 원가로 계상해 회사 소득을 축소 신고하고, 자녀 소유 법인을 거래 단계에 끼워 넣고 이익을 분여해 유통비용 상승을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대상에서 불공정 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며 세금을 탈루한 것뿐만 아니라, 사익추구로 사주 일가의 배만 불리고 있는 업체들을 선정했다.

 

조사대상자로는 △가격담합 등 독·과점 기업(5개) △원가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6개) △거래질서 문란 먹거리 유통업체(6개) 등 17개 업체로, 이들은 생활필수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서민의 고통을 악용해 약 4천억원대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첫 번째 조사유형인 가격담합 기업 5곳은 시장에서의 독·과점 지위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사실상 박탈된 상황에서 해당 물품이 ‘일상 필수재’라는 점을 악용해 가격을 인상한 생활필수품 제조·판매 기업이다.

 

이들은 시세보다 높은 금액으로 담합업체와 원재료를 교차구매하는 형태로 매입단가르 부풀려 가격은 올리고 이익은 축소했으며, 담합 참여에 대한 이익을 분여받기 위해 담합업체의 계열사로부터 담합대가를 수취한 후, 담합이익을 은닉하기 위해 조사대상 업체의 위장계열사로부터 거짓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하며 이익을 이전했다. 또한 미국 현지사무소 운영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사주 자녀들에게 체재비도 부당 지원했다.

 

과점적 지위를 가진 또 다른 업체는 ‘제품 고급화’라는 말로 포장한 후 해외 주요국보다 수 배 비싸게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해, 특수관계법인이 지급해야 할 광고비를 대신 부담하고 특별한 사유없이 판매수수료를 2배 올려 지급함으로써 제품 가격 상승을 유발했으며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을 특수관계법인에 분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과거부터 수십 년간 특정 시설물에 대한 운영권을 보유하며 특혜를 세습한 업체는 전임 근로자 명으로 설립한 사업장으로부터 식재료 등을 고가로 배입해 비용을 부풀리고, 사업장과 원거리에서 거주 중인 고려의 사주 부모에게 약 8억원의 가공 인건비를 지출하는 방식 등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민부담은 아랑곳하지 않고, 실체 없는 원가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인상한 안경·물티슈 등 생필품 제조·제조·유통업체 6곳도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은 생필품이라는 업종의 특성상 소비활성화 정책의 수혜를 가장 많이 누렸으나, 원가 상승을 핑계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몫을 빼돌리는 등 사익 추구에 몰두했다.

 

업체들은 고물가·고환율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와는 달리, 실체 없는 특수관계법인을 거래 과정에 끼워 넣거나 허위로 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꾸며 원가를 부풀렸다.

 

더 나아가 사주 자녀에게 법인자금으로 취득한 약 20억원대의 고급아파트를 무상 제공하고,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장·유흥업소 등 호화·사치생활에 사용하는 등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잡한 거래구조를 형성해 이익을 빼돌리며 유통비용을 상승시켜 가격을 부당하게 올린 먹거리 유통업체 6곳도 조사선상에 올랐다.

 

조사대상 업체 가운데 한 곳인 원양업체는 거래 중간에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1인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넣어 이익을 사주 일가 귀속시켰으며, 원양어선 조업경비를 가장해 법인자금 약 50억원을 국외 송금했으나 실제로는 사주 자녀 유학 비용을 지출하는 등 사적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또 다른 업체는 수산물 유통업체로, 사주가 100%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들을 유통과정에 줄줄이 끼워 넣어 유통 단계마다 이익을 챙기며 유통비용 상승을 유발했으며,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해외여행·자녀 학원비 등 사적으로 사용하고 법인세도 거의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거나 가격담합 등 불공정행위로 생활필수품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고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을 탈루하는 업체는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안 조사국장은 특히, “가격 인상으로 얻은 수익을 사주 일가 소유 법인에 부당하게 분여하거나, 법인자금을 사주의 호화·사치생활에 사용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엄정 조사하겠다”며, “조사과정에서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행위가 드러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세청은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필수품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하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무검증에 나설 방침이다.



윤형하 기자 windy@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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