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 계절적 요인에 소비 심리도 위축
1분기 소매 유통업계는 고물가·고환율, 계절적 요인이 맞물리고 소비 심리 위축으로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조사 결과, 전망치가 79를 기록했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며,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고물가 등으로 소비 여력이 위축된 가운데, 고환율로 인한 매입 원가 상승과 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가 기업의 마진 구조를 직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연말 성수기 종료 후의 계절적 비수기가 맞물리며 업계의 전반적인 경영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했다.
업태별로는 백화점이 기준치(100)를 상회한 반면, 온라인, 슈퍼마켓, 편의점, 대형마트는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백화점(112)은 업태 중 유일하게 기준치를 상회하며 순항을 예고했다. 실제로 백화점은 ‘먹고(K-푸드), 바르고(K-뷰티), 입는(K-패션)’ K-소비 열풍에 원화 약세(고환율) 현상이 더해지며 해외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명품 충성도와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겨울의류 판매 호조세가 맞물리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온라인쇼핑(82)은 대면 소비가 위축된 오프라인 업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고물가 여파로 합리적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가격 비교가 용이하고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온라인 채널로 구매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대형마트(64)는 고물가에 따른 장바구니 지출 감소와 온라인과의 신선식품 주도권 경쟁 심화로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특히 1인 가구 소비 트렌드 변화와 에너지비․인건비 등 고정비 상승까지 겹치며 경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편의점(65)은 동절기 유동인구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이 겹치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인건비 상승의 영향이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근거리 점포 간 출점 경쟁이 한계치에 다다르며 한계 점포의 폐점이 늘고 있다는 점도 위기감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슈퍼마켓(67)은 대형마트의 소량화와 편의점의 품목 확대 등 근거리 유통 채널 간 경쟁 심화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고, 에너지 요금 등 운영 고정비 상승이 수익성 개선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위축된 소비 심리를 회복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이 긴요하다”며, “이제 유통은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AI와 데이터 기술이 집약된 첨단 지식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시스템 선진화와 기술 혁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