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경기 둔화 우려 점증’를 언급하며 부정적 경기 판단을 내놓았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통상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향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암울한 진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관련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을 제약했다.
소비 회복도 지연되는 모양새다. 승용차 소매판매는 1.5% 증가했으나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5% 증가에 머물렀으며, 14분기로 보면 1.0% 감소했다.
수출 역시 미국의 관세인상에 따른 통상여건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일 평균 수출이 대미 수출을 중심으로 감소하는 등 미국 관세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일평균 기준으로 미국을 제외한 국가로의 수출은 1.9% 증가한 반면, 대미 수출은 10.6% 감소했다.
KDI는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향후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이 대폭 하향 조정됐으며,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며 대내외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고용 둔화 흐름도 이어졌다. 3월 취업자 수는 기저효과와 서비스업 고용 증가에 기인해 전월(13만6천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19만3천명을 기록했으나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고용률이 정체된 가운데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가상승률은 2% 내외에서 등락을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환율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보험서비스료 인상 등으로 근원물가는 전월(1.9%)보다 소폭 높은 2.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