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서장과 같이 근무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막상 오늘 이 자리에 서니 서운한 마음이 커 코끝이 찡하다. 평소 소탈하고 멋진 신사를 오늘 떠나보내게 되니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비록 조직을 떠나지만 귀하고 소중한 인연 앞으로 길이길이 기억하자.”
김재천 서울청 조사1국장은 29일 10시 심일구 금천서장 명퇴식에 참석, 치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떠나는 심 서장을 격려했다.
이 날 김 국장은 오대식 서울청장의 치사를 대독했다.
김 국장이 대독한 치사에서 오대식 서울청장은 “서울청 5천여 직원을 대표해 본청 부가세과에서 계장(사무관)으로 같이 근무할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면서 “그 당시 특별한 인연으로 만나 밤을 낮 삼아 기획했던 부가세 세원관리 시스템이 현재 집행되고 있는 점을 상기할 때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특히 오 서울청장은 “아직 근무할 날이 남았음에도 후진에게 길을 열어준 심 서장의 사려 깊은 뜻에 감사한다”면서도 “오늘 이 자리가 단순한 석별의 자리가 아닌, 새로운 만남의 자리로 자리매김 되는 축복의 자리가 됐으면 싶다”고 말했다.
퇴임사에 나선 심일구 서장은 “29년의 성상을 보낸 국세청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갈 뿐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 서니 담담하다”면서도 “단 한 달이라도 먼저 나갈 결심을 해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게 된 점을 매우 바람직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과거 선배들이 후진을 위해 명퇴를 할 때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음을 이같이 설명했다.
나아가 심 서장은 “국민의 재산권을 책임지고 있는 국세공무원 생활은 사실 마치 칼 날 위에서 근무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고 전제, “그러나 별 대 과 없이 무사히 근무할 수 있어 참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회에 복받쳐 잠시 울먹이던 심 서장은 “이처럼 과분한 은혜를 베풀어준 국세청 조직과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우리 국세청 사람들은 한 번 맡겨진 임무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해내는 고유의 전통을 보유하고 있는 훌륭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심 서장은 “그 동안 국세청 조직이라는 온상 속에서 지내다가 거칠은 들판으로 나가게 됐다”며 “이제 제2의 인생을 보람 있게 설계할 작정이지만, 영원한 국세청 맨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심일구 서장 명퇴식에는 오대식 서울청장을 대신해 김재천 서울청 조사1국장, 서울시내 서장 대표로 한명로 동작서장, 김기홍 금천세무사협의회장 직무대행, 김기화 전 홍성서장 등이 참석 떠나는 심 서장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