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 절대적 배려 철저 보안속 조사
영동진흥개발사건 영동진흥개발 특별세무조사가 진행중인 은행연합회 10층 사무실은 대검중수부와 같은 적막과 긴장이 감돌았다.
엄정한 조사 진행을 위해 출입자를 제한한 때문이기도 했지만 청장의 절대적 신임과 배려하에 진행중인 사안이라 지휘계통선상에 있는 간부이외에는 어느 누구하나 전화를 하거나 관심을 갖고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상황실의 적막을 깨뜨리는 것은 간헐적으로 조흥은행을 비롯한 각 시중은행 문서보관소에 나가 먼지더미를 헤치며 마이크로필름을 판독한 결과를 보고한 조사반원의 상황보고전화였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입출금내역과 대출명세서 등 관련문서와 마이크로필름 보관이 체계적으로 돼 있지 않았습니다. 또 은행이라는 곳이 워낙 많은 불특정다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거래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도 했지만 월별로 또는 각 지점별로 엄청나게 많은 양의 각종 서류가 박스에 담겨져 창고에 내던져지다시피 보관되었기 때문에 영동진흥개발과 관련된 필름을 찾는다는 것이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 어려웠습니다. 한가지 더 애로를 가중시킨 것은 그 많은 필름을 직접 육안으로 일일이 확인하다 보니 마이크로필름에서 전자파가 방출되는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것입니다. 마이크로 필름을 한참 보면 왜 눈주위가 가렵고 따가운지 몰랐어요. 두통을 호소하는 반원들도 많았구요.”
단지 먼지가 많아서 그랬을 것이란 막연한 추측을 했고 나중에는 선글라스나 안경을 끼고 조사반원 한사람이 필름을 20분 보고 10분간 쉬는 식으로 금융추적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조사반원 K씨의 증언처럼 특별조사반원들은 한건(?)을 찾기 위해 거의 온몸으로 금융추적조사를 진행하다시피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은행연합회 상황실도 못지않았다.
1·2·3·4·5반장 모두가 각자 맡은 기업의 거래실적이 시중은행 문서보관소에 나가 마이크로필름을 찾아 헤메는 직원들의 실적에 목말라 있다시피 했다.
“워낙 조사의 사안에 전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던 까닭에 청장을 비롯한 수뇌부도 1반장이 매일 보고하는 실적에 관심을 기울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방송사를 비롯한 각 일간지가 경쟁적으로 취재를 벌이며 주요 뉴스시간이면 영동진흥개발관련 뉴스가 고정메뉴가 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이를 막거나 혹은 보도된 내용의 사실확인을 하는 데도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반장출신 某세무사의 증언이다.
“예나 지금이나 세무조사의 특성상 진행상황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혹은 알려져 기사화되면 안된다는 게 거의 불문율 아닙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그렇게 취재를 하는지 수시로 관련뉴스가 신문에 실려 혼쭐이 난 반장들 중에는 은근히 검찰쪽에 원망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반장출신 某세무사의 거듭된 증언처럼 각 반장들간에도 자신이 맡고 있는 기업의 보도차단과 실적제고를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까닭은 조사국장이 수시로 상황실을 찾아 조사1반장으로부터 직접 현황을 보고받고 청장의 의중을 전달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보고는 조사1반장이 총괄해서 했지만 각 반장들에게도 수시로 물었기 때문에 보고할 거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조사국장은 간혹 보고를 청취한 뒤 특별조사반원에게 고생한다며 두툼한 금일봉을 하사하기도 했다.
“간혹 조사관리과장이나 조사담당관 등 직속상관이 조사중간이나 조사가 끝난 후에 대포한잔 사며 그간의 노고를 위로한 일은 있지만 조사국장이 직접 상황실을 찾아와 금일봉을 수차례 하사한 일은 30여년의 세무공무원 생활 중 전무후무했다”고 자랑스런 기억을 회고했다.
조사반원들은 금일봉으로 회식을 하고 휴식을 취하며 당시의 국정지표인 正義社會구현을 위해 야근을 밥먹듯 하면서도 조사마무리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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