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聖 大세무사
이 글을 쓰는 것은 23년의 세무공무원 생활과 4년간의 세무사 생활을 돌이켜 보면서 현 동료인 세무사와 옛 동료인 세무공무원들이 다 함께 서로의 입장을 비교해 보고 서로의 시각을 좁혀 보고자 함이다.
나 자신 세무공무원 시절 세무사(회계사 포함)에 대한 선입견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당시만 해도 세무사사무실의 사무장이 세금계산서 등으로 장난을 많이 쳤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세무사 등이 납세자들이 탈세하도록 방치하는 방관자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내 자신이 세무사로 개업을 하고부터 세무사에 대해 너무나 잘못된 시각을 가졌었구나 하고 깊이 깨닫게 되었다. 조금전 얘기한 일부 사무장들의 불미스러운 일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배 세무사들은 정말 성실납세를 위하여 납세자를 설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나의 경우에도 가끔 매출세금계산서 발행처(위장거래)를 소개해 주면 업체를 수임시키겠다는 제의가 있었으나 한마디로 거절했다. 국가가 우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한 것은 생계수단으로 활용하라는 뜻이 아니라 국세청의 지상과제인 공평과세 및 성실납세의 일익을 담당하라는 소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조직개편을 하여 좀더 밝고 투명한 세정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또한 많은 발전을 하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극히 일부 세무공무원이지만 세무사들에 대한 시각이 아직도 변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내 자신이 십여년전에 가졌던 것과 같은 감정이랄까?
어느 모임에서 동료세무사에게서 들은 얘기를 소개할까 한다. '98귀속 종합소득세 신고시 사업장 관할세무서로부터 불성실세금계산서가 있으니 확인하라는 얘기를 듣고 관련 거래처 사장의 확인을 거쳐 가공자료로 확인되는 부분은 결산시 제조원가에서 제외하여 결산해 소득세를 신고하였는데 그후 주소지 관할세무서에서 가공자료 통보가 있어 소득세를 경정하겠다는 사전안내문이 와서 담당자에게 찾아가 당초 결산시 동 금액은 원가에서 제외하였다고 소명하여 제조원가명세서를 출력하여 당초 소득세신고가 타당하였다고 설명하였으나 담당자 하는 얘기가 세무사가 조작하였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하여 어이가 없어 할 말이 없더라는 것이다.
명색이 세무사가 종합소득세 신고시 결산을 하고 조정계산서에 확인을 하였고 그 내용을 출력하여 제출함과 동시에 설명까지 하였는데 말이다.
이것은 엄청난 사고의 차이고 시각의 차이다. 내가 감히 세무공무원 옛 동료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제 세무공무원도 세무사를 말로만 세정의 동반자라고 하지 말고 진정한 동반자로 대해야 되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