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외수입 280조원 시대, 국세청 중심 '통합징수체계' 탄력

2026.03.30 19:01:52

민주당, 체납관리 혁신방안 정책토론회 개최

임광현 국세청장 "국세청 체납징수 인프라·노하우

국세외수입 접목시, 국가재정 건전성 한층 강화"

 

 

 

국가재정의 한 축인 국세외수입 규모가 28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보다 효율적 관리를 위해 국세청 중심의 체납액 통합징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정책조정위원회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정태호 의원 주관으로 ‘국세외수입 280조원시대, 체납관리 혁신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임광현 국세청장이 직접 참석해 국세외수입 체납액 통합 관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임 국세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외수입은 국가재정의 매우 중요한 한 축”이라며 “국세청이 보유한 체납징수 인프라와 노하우를 국세외수입 분야에 접목한다면,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징수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약 300여개 법률에 근거해 4천500개 기관이 과태료, 과징금, 개발부담금 등 95개 종류에 달하는 국세외수입을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분산형 체계는 기관간 정보 공유 제한과 징수수단 미비로 인해 체납액 증가의 주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국세외수입은 2020년 193조2천억원에서 2024년 257조8천억원으로 증가해 정부 총수입 대비 4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수납액 또한 19조1천억원에서 25조1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징수효율성 제고, 고의·악의적 체납자 관리, 납부편의 증가 등 긍정적 효과

 

정태호 의원이 발의한 ‘국세외수입 체납액의 징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통합징수법)’은 △국세청의 세외수입 체납액에 대한 통합징수·관리권한 △자력집행권 △간접 강제수단(대금지급 정지, 관허사업 제한, 출국금지, 명단공개, 감치 등) 도입 △법인 체납 관리방안 강화(제2차 납부의무 부과, 신탁재산에 물적 납부의무 인정) △일시적인 경영·생활곤란으로 인한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특례규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발제를 맡은 김문정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센터장은 “분산 징수로 인해 체납액이 지속 증가해 온 국세외수입을 국세청으로 일원화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입법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국세청을 중심으로 한 국세외수입의 통합징수는 징수효율성 제고, 고의적·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체계적 관리, 각 부처 징수부담 절감, 납부편의 증가 등의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합징수법의 핵심인 △자력집행권 확대 △과세자료 활용 △2차 납세의무 △출국금지 등 간접 강제수단에 대해서는 과잉금지원칙, 납세자 정보와 재산권 보호 관련 쟁점이 내재돼 있다”며 “법 시행 이후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의 정비 과정과 실제 제도 운영을 통해 균형점을 지속적으로 논의·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담세력을 적시에 파악해 일시적 납부곤란자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특정 시점의 소득·재산 현황을 반영하는 정태적 지표뿐만 아니라 소득 변동 추이, 사업 경기 등을 반영하는 동태적 지표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체납 징수의 실효성은 궁극적으로 담세력 파악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 김 센터장은 “담세력 정보는 징수·체납관리에 그치지 않고 정부지원 집행의 적정성 판단에도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통합징수법 제정에 그치지 않고 고액체납자 명단공개 기준, 기산금·연체이자율, 납부유예 기준 통일 등 개별 법령 정비를 통한 제도적 일관성 확보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정 항목·부처에 미수납 집중…채권군 징수수단 구체화 필요

 

토론자들은 국세외수입 체납징수의 필요성이라는 입법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보였다. 국세외수입 체납징수의 원활화라는 입법방향을 고려한다면 징수효율성과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국세청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양인준 서울시립대 교수는 “징수효율 내지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적절한 선택”이라고 찬성의 뜻을 밝히고, 새로운 업무가 가중되는 만큼 국세청에 대한 별도의 인적·물적 추가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입 성격에 따른 차등적 접근과 과잉 금지의 원칙이 입법 과정에서 더욱 면밀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세외수입의 범위 △채권확보수단의 범위 △체납처분 규정의 보완 △국세외 수입의 배분순위 등 4가지 고려사항을 지적했다.

 

양 교수는 “모든 세외수입을 넣다 보면 채권자가 국가일뿐 민사채권자와 달리 취급해 국가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할 필요가 없는 경우까지 국가채권의 징수에 강한 효력을 부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경상적 세외수입, 임시적 세외수입 등을 제외하고 행정제재·부과금 위주로 법안의 적용대상 범위를 좁혀 시작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적용을 받는 과태료의 경우, 경상적 세외수입와 임시 세외수입보다 규범적 논란이 적으므로 통합징수 논의에 적극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국세외수입의 효율적 징수를 위해 도입되는 강제 수단에 대해서는 비판적 검토를 요구했다. 양 교수는 출자자와 사업양수인에 책임을 지우는 제2차 납부의무는 국가재정 보호 필요성이 특히 큰 항목에 한정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체 자유를 제약하는 감치제도는 조세와 같이 공익가치가 큰 경우에 한해 운용돼야 하며, 국세외수입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차라리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황덕연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채권에 대한 관리 실태를 다년간 평가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세청에 자력집행권을 부여해 법원의 판결 없이도 독촉 후 즉시 압류와 공매 등 체납처분할 수 있게 된 점은 국가 채권 회수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채무자가 재산을 은닉하거나 소진하기 전에 국고를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분산된 관리 규정·주체를 통합함으로써 전문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국세청이 보유한 방대한 과세정보를 이용해 체납자의 숨겨진 재산을 끝까지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강점으로 꼽았다.

 

다만 황 연구위원은 “국세청에 자력집행권이 부여되고, 국세청은 주권자이자 판사이자 집행관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게 된다”며 선 집행 후 방어권이 행사되는 구조가 형성돼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실태확인원이 담세력 파악을 맡게 되는 경우 ‘고무줄 잣대’가 될 위험이 있다며 시행령·지침을 통해 판단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정보 보호과 관련한 문제 제기나 비판, 혹은 정부가 국민을 과도하게 감시한다는 우려가 뒷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24년 결산 기준 국세외수입의 미수납률은 15.6%로 국세(17.6%)와 비교해 특별히 높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미수납 총액이 크다는 사실만으로는 통합징수의 필요성이 충분치 않다”며 “어떤 채권군에 어떤 징수수단을 적용할 것인지, 미수납 총량 가운데 실제 통합으로 개선가능한 부분이 어디인지, 권리보호 장치를 어떻게 차등 설계할지를 중심으로 더 구체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세외수입 내부의 극심한 편차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24년 결산 기준 사회보장기여금(3.0%), 재산수입(1.3%)은 미수납률이 매우 낮지만, 경상이전수입의 경우 미수납률이 40.3%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돈다. 부처별로도 관세청(96.6%), 국세청·방송통신위원회(86.9%), 중소벤처기업부(73.7%) 등 특정부서의 미수납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는 “한국 국세청은 100원당 징수비가 0.6원에 불과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효율적인 조직”이라며 “통합징수가 성공하려면 국세청이 단순히 체납된 돈을 받아내는 추심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 징수 전반을 아우르는 권한을 가져야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채권별로 법적 성격이나 불복절차가 다르므로, 모든 채권에 동일한 강제수단을 일괄 적용하기보다, 미수납이 집중된 분야에 한해 차등 적용하는 정교한 설계가 입법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징금·과태료·변상금·추징금 등이 핵심 타깃

 

정동영 재정경제부 국고총괄과장은 자력집행권 확대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법상 금전 채권의 실효성 확보라는 공익이 매우 크며, 국내 입법사례를 고려할 때 과잉금지 원칙 위배 우려는 충분히 해소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의 과세정보 활용이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엄격한 통제’를 강조했다. 정 과장은 “과세정보가 민감 정보이기 때문에 이번 법안에서 사용범위를 징수목적으로 엄격히 한정하고 있으며, 세부 집행지침을 통해 개인정보 침해 소집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 강화된 간접 강제 수단에 대해서는 “모든 체납자가 아닌, 일부 악성 체납자, 고액 체납자에 한해 선별적·보충적 수단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일률적 권익 침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특히 이번 조치가 국민 부담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정 과정은 법안의 본질이 ‘형평성’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법안은 새로운 세금을 늘리는 법안이 아니라, 이미 부과된 금액을 제대로 걷는 것”이라며 “오히려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휘영 국세청 통합징수준비단장은 제2차 납부 의무와 관련해서는 정책적 형평성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제2차 납부의무는 채권의 성격에 따라 구분해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실태확인원의 담세력 판단 우려에 대해서는 “실태확인원은 담세력을 판단하는 업무가 아닌, 단순히 납부 기피자인지 생계형 근란자인지 실태 파악하는 역할”이라며 “현장정보 수집, 체납 정보 안내, 생계형 체납자로 분류하기 위한 실태 확인서 작성, 복지 연계 신청서의 작성 등의 업무를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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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징수율 제고와 관련해 국세징수율보다 현저히 낮은 과징금(73%), 과태료(40%), 변상금(22%), 추징금(1%) 등 제재 부과금이 핵심 타깃이라며 사회보험료 등은 통계·관리를 위해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휘영 국세청 준비단장은 “이번 논의를 통해 통합 징수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통합징수를 한다면 국가재정의 누수를 막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혁신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국세청이 국세외수입 체납액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가칭 ‘통합징수법’이 입법 발의되어 있는 상태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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