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관청 "중소기업이 사업을 폐업한 연도에는 감면 배제해야"
심판원 "조특법, 폐업했다고 해서 감면 배제되는 것으로 규정 안해"
'법인세법상 중기 결손금 소급 공제는 폐업법인도 적용' 예규 감안
소득세에도 폐업사업자 중기특별세액감면 적용한 첫 심판 사례
폐업한 사업자에 대해서도 폐업연도의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을 적용해야 한다는 조세심판원 결정이 나왔다. 그동안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을 적용하지 않고 세금을 추징하던 과세관청의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지난 23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조세심판원은 지난 18일 합동회의를 통해 수원세무서장이 2021년 귀속 종합소득세 793만7천780원을 부과한 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연도 중에 사업을 폐업했다고 하여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감면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가’였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A씨는 2021년 10월 폐업한 후 이듬해 조세특례제한법상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공제를 적용해 2021년도 귀속 종합소득세 8천298만원을 신고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24년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이 사업을 폐지한 연도에는 감면 적용대상이 아니다”라며 관련 종합소득세를 경정하도록 통보했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은 A씨에 종합소득세 약 793만여원을 추가 부과했으며, A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다.
과세관청은 과거 법원 판결과 국세청 예규를 근거로 내세웠다. 조특법 제145조 삭제 이후에도 중소기업이 폐업한 연도에는 쟁점 감면을 배제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서울행정법원(2019.6.27. 선고 2018구합87392 판결)과 서울고등법원(2020.10.8. 선고 2019누65162) 판결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A씨는 구 조특법 제145조와 제146조의 사후관리 규정이 삭제돼 과세기간 종료일 현재 계속해서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는 의무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과세관청이 근거로 든 서울고등법원이 인용한 대법원 2006년 판례는 법 개정 전인 2001년 폐업사업자에 대한 것으로 현재 상황 적용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국세청 또한 법 개정 직후 2002년 1월 1일부터 폐업한 사업연도에도 감면을 받을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다수 내놓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조세심판원 합동회의에서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구 조특법 제145조(사후관리규정) 폐지에 주목했다. 구 조특법 제145조는 거주자나 법인이 감액받은 세액을 고정자산 투자나 차입금 상환 등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나, 이는 주주배당 및 자금 운용을 지나치게 규정한다는 이유로 2002년 12월 삭제됐다.
심판원은 결정문에서 “조특법 제7조는 중소기업이 각 목에서 규정한 감면업종을 영위할 것을 요건으로 할 뿐, 사업을 폐지한다고 해서 감면을 배제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라고 짚었다.
또한 중소기업기본법 및 조특법상 중소기업 유예기간 제도가 존재하는 점과 법인세법상 중소기업에 한해 적용되는 결손금 소급공제는 폐업법인에게도 적용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조세심판원은 “폐업한 연도에도 중소기업으로서 적용받던 세제 혜택은 명시적인 배제 규정이 없는 이상 적용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며 “국세청도 예규에서 구 조특법 제145조의 폐지 이후에는 법인에 대해 폐업한 연도에 쟁점 감면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해석했고 중소기업을 영위하는 이상 법인과 거주자를 차별할 합리적인 이유는 나타나지 않는다”라고 청구인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이번 심판결정을 주도한 김관균 세무사(한국세무사회 감사)는 “폐업사업자의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배제라는 무리한 추징 관행을 끊어내고, 폐업연도에도 감면을 받게 됐다”라며 “불황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 폐업하는 사업자들에게 세무사들이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일을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