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조세지원 '창업 5년 이내' 집중…스케일업 활성화해야"

2025.04.17 10:21:11

김재진 전 KIPF원장, 세무학회 학술대회서 주장

한국, 감면·공제 등 직접 세제지원에 치중 

벤처강국들, VC 활성화·규제 완화와 병행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지원세제는 ‘창업 5년 이내’ 초기 단계에 집중돼 스케일업 단계로의 전환에 대한 지원효과가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초기창업 활성화에는 성공했지만,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덩치를 키우는 스케일업과 글로벌화에 대한 지원이 보다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감면·공제 등 직접 세제지원에 치중한 반면, 미국 등 벤처강국들은 민간 주도 벤처캐피털(VC) 활성화, 규제 완화 등 간접 지원을 병행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김재진 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지난 12일 한국세무학회 춘계학술발표대회 ‘중소벤처기업 지원세제의 개편방향’ 특별세션 주제발표에서 현행 세제의 한계점을 짚고, 선진국과의 비교를 통해 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한 시사점을 제기했다. 

 

우리나라의 중소·벤처기업 지원세제는 △창업중소기업 등에 대한 세액감면 △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스톡옵션에 대한 과세이연 및 세제혜택 △취득세 감면 △재산세 감면 △벤처캐피탈에 대한 조세지원 등이 있다.

 

김 전 원장은 “다양한 제도가 중첩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우며 실제로는 일부 기업만 이러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조세지원 효과에 대한 한계점도 지적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벤처기업 수는 약 4만개이며,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유니콘 기업은 23개로 2017년 3개 대비 크게 증가했다. 투자액 역시 2023년 기준 5조원으로 초기 창업 활성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벤처기업 지원에 2~3조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창업 초기 세액감면, R&D 비용 세액공제, 벤처기업 투자소득공제 등이 포함된다. 벤처캐피탈 지원에는 약 5천억~1조원 규모로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한국의 벤처기업 조세지출을 2조5천억원~4조원으로 보면 GDP 대비 0.1%~0.17%로, OECD 기준 0.1%~0.3%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미국, 이스라엘 등 대표적인 벤처강국과 비교하면 글로벌 경쟁력(유니콘 비율, IPO 성공률)이 낮다. 이들 국가별 공통점은 민간 자본과 간접 지원(규제 완화, 생태계 조성)을 병행했다는 점이다.

 

미국은 구글, 테슬라 등 민간 주도 벤처캐피털(VC)와 세제지원이 결합해 스케일업 성공률이 높다. 대표적인 것이 실리콘밸리 생태계다. 민간 주도 벤처캐피털(VC) 시장이 발달해 정부의 직접 지원보다 간접적 환경 조성에 집중했다..

 

이스라엘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Yozma 프로그램(1990년대) 이후 VC와 벤처생태계가 자립적으로 성장했다.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이 약 5%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Wix, 모빌아이(Mobileye) 등 글로벌 유니콘기업을 다수 배출했다.

 

싱가포르는 외국자본 유입과 세제 혜택으로 짧은 시간 내 벤처 허브로 성장한 나라다. 외국 VC 유치를 위한 세제혜택과 규제 완화가 핵심이며, 정부 주도의 창업 지원펀드(예: SGInnovate)가 활발하다.

 

김 전 원장은 미국에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모험적인 벤처기업이 많이 탄생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창업생태계의 지원과 혁신을 장려하는 문화’를 짚었다.

 

여기에 정부가 세제 혜택, 특허 보호, 그리고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방대한 내수시장과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기업이 빠르게 스케일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진단이다.



김유리 기자 kyr@taxtimes.co.kr
- Copyrights ⓒ 디지털세정신문 & taxtime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발행처: (주)한국세정신문사 ㅣ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7안길 11 (서교동, 디.에스 빌딩 3층) 제호:한국세정신문 │ 등록번호: 서울,아00096 등록(발행)일:2005년 10월 28일 │ 발행인: 박화수 │ 편집인: 오상민 한국세정신문 전화: 02-338-3344 │ 팩스: 02-338-3343 │ 청소년보호책임자: 박화수 Copyright ⓒ 한국세정신문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