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기업 과세자료 제출 거부땐 이행강제금 부과 " 국기법 발의

2024.10.18 10:08:27

송언석 기재위원장 "1일당 1일 평균수입금액의 1천분의3 범위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16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다국적기업의 과세자료 제출 거부 행태에 대해 지적이 쏟아진 가운데,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언석 의원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일부개정안을 18일 대표발의 했다.

 

현행 국세기본법은 세법의 질문‧조사권 규정에 따른 세무공무원의 질문에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자료제출을 거부한 자에게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에 명시된 과태료 부과기준이 낮고 반복적인 부과도 어려워 기업이 자료제출을 거부해도 국세청이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송언석 기획재정위원장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세자료 제출을 거부한 외국계기업에 부과한 과태료는 작년 기준 2건(6천600만원)에 그쳤다. 2019년 116건(21억800만원)에 비해 건수로는 98%, 금액으로는 96% 가량 급감했다.

 

그동안 국세청은 외국계기업의 자료제출 거부에 대응하기 위해 각각의 자료제출 불응 건에 과태료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2021년 법원이 하나의 세무조사에는 한 건의 과태료 부과만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 과태료 부과 건수와 금액이 급감했다.

 

특히 국내에서 수조원의 매출을 올린 외국계기업이 수입의 대부분을 로열티 등으로 본사에 송금한 뒤 국세청의 과세자료 제출을 거부해도 부과 가능한 과태료는 최대 5천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과세자료 제출을 회피하는 행태는 과세불복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외국계기업은 계약서 등의 과세자료가 해외본사에 있다는 핑계로 국세청의 자료요구에 협조하지 않다가 불복과정에서 유리한 자료만 증거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이로 인해 6대 대형로펌이 수행한 외국인 조세행정소송의 국세청 패소율은 작년 기준 79.3%에 이른다.

 

한국에 비해 주요 선진국들은 과세자료 제출 거부에 대해 고액의 벌금이나 징역형 등을 부과해 엄정 대응한다. 미국은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제출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사실상 세무시효가 중단되며, 조사과정에서 제출하지 않은 자료를 불복단계에서 증거로 제출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한다.

 

영국은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과태료가 순차적으로 높아지는 동시에 형사처벌 대상이 되며, 독일은 세무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자에게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등 자료제출 거부 정도에 따라 제재수준이 증가하는 비례적인 벌칙을 부과하고 있다.

 

송언석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국세기본법 일부개정안은 국세청의 자료제출 명령을 반복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자에게는 이행기간이 지난날부터 1일당 1일 평균수입금액의 1천분의 3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소득을 해외로 이전하는 등 평균수입금액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1일당 1천만원의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송언석 위원장은 “일부 기업이 국세청의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해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부담하고 수백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과세를 회피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제재 규정과 비교해 볼 때 현행 국세기본법의 과태료 수준으로는 악의적인 과세자료 제출 거부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세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도 악의적인 조세회피 행태와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며 “많은 여‧야 의원께서 이행강제금 도입 필요성에 공감했고 국세청 또한 이행강제금 도입 의지를 밝힌 만큼 개정법률안이 기재위에서 조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입법 의지를 밝혔다.



오상민 기자 osm115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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