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암호화자산 보고체계 2027년 도입 목표
해외 가상자산 검증자료 교환 4년 공백 불가피
서영교 의원 "검증체계 빨리 구축 필요하다"
2025년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올해부터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도 해외금융계좌 신고대상에 포함되는 등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해외 가상자산에 대한 검증체계가 과세가 시작된 2025년에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자칫 성실납세자만 조세 부담하고, 불성실신고자는 금융자산 은폐와 조세부담을 회피하는 불공정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세청에서 받은 해외금융계좌 신고 현황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해외 가상자산 신고금액은 130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외계좌 잔액의 합계액이 직전연도의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라도 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라면 신고대상 금융계좌에 해당한다. 올해부터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에 가상자산이 추가됐다.
그런데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는 5억원이 넘는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한 개인 또는 내국법인의 자진신고에 의지한다. 신고 내용의 불성실 여부를 판단하려면 과세당국이 교차검증 자료를 받아봐야 한다.
하지만 가상자산에 대한 교차검증이 가상자산 소득세 과세가 시작되는 2025년에도 미비할 것이는 우려가 나온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27년 도입 목표로 암호화자산 보고 체계(CARF)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과세당국은 OECD의 공통 보고 기준(CRS)을 통해 예금·주식·펀드 등 전통적 금융자산의 탈세 등을 적발하고 있는데, CARF도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ARF에 의한 조세 자료 교환이 2027년부터 이뤄진다면 해외 가상자산 검증자료는 최소 4년 가량의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OECD의 보고 체계와 별도로 국세청은 150개국과의 조세조약을 맺고 있어 양자간 또는 다자간 조세 정보를 요청해 받을 수 있다. 다만 조세조약도 해당 국가에 관련 정보가 존재해야만 실효성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시장을 보유한 미국조차 가상자산 정보 취합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서영교 의원은 "해외 가상자산 신고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검증체계를 빨리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